(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랜드 윙어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드리블 돌파를 통해 PSG(파리 생제르맹) 측면을 붕괴시켰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PSG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걲고 올라온 도르트문트는 마찬가지로 8강에서 스페인 라리가 클럽인 바르셀로나를 제압한 PSG를 만났다. 두 팀은 먼저 도르트문트 홈에서 1차전을 치른 뒤 오는 8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준결승 2차전을 가진다.
한 장뿐인 결승행 티켓을 두고 양 팀이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친 가운데 준결승 1차전에서 웃은 쪽은 홈팀 도르트문트였다. 전반 36분에 터진 독일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크의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면서 도르트문트의 승리로 이끌었다.
센터백 니코 슐로터베크와 퓔크루크는 정확한 패스와 슈팅으로 선제골을 합작했다. 전반 36분 퓔크루크 침투 움직임에 맞춰 슐루터베크가 후방에서 정확한 롱패스를 넣어줬다. 완벽한 터치로 공을 소유한 퓔크루크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고, 낮고 빠른 왼발 슈팅으로 PSG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선제골을 내준 PSG는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으나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해 1차전 승리를 도르트문트에 내줬다. 이날 PSG를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팀이 0-1로 끌려 가고 있었고 교체 카드가 3장 남아 있었음에도, 이강인을 비롯해 벤치에 있던 공격 자원들을 투입하지 않았다.
점수 차가 크지 않기에 2차전에서 최종 스코어가 뒤집어 질 수 있지만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도르트문트는 기분 좋게 2차전 원정을 떠날 수 있게 됐다. 도르트문트가 만약 준결승을 통과한다면 2012-13시즌 이후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에 서게 된다.
한편 이날 UEFA가 선정한 공식 MVP는 베테랑 수비수 마츠 후멜스였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바로 잉글랜드 윙어 제이든 산초였다.
4-2-3-1 전형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산초는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지만 자신의 장기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를 통해 PSG의 측면을 무너뜨렸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산초는 드리블 돌파를 17번 시도해 무려 12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71%에 이르렀다. 또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면서 몸싸움 승률이 68%(13/19)나 됐고, 도움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기회 창출도 3번이나 기록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스쿼카'도 산초의 PSG 활약상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매체는 "산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58경기를 뛰는 동안 단일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7회 이상 성공시킨 적이 없는데, PSG전에서 전반 30분 만에 드리블 돌파를 7번이나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산초는 챔피언스리그 단일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11번 이상 성공시킨 최초의 잉글랜드 선수"라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산초보다 더 많은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킨 선수는 2008년 리오넬 메시(16회)이다"라고 덧붙였다.
산초는 에릭 턴 하흐 감독과 갈등을 겪으면서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 때 맨유를 떠나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임대 이적했다. 임대 기간은 2024년 6월 30일까지이다.
산초는 턴 하흐 감독에게 항명해 맨유 1군에서 퇴출됐다. 그는 지난해 9월 아스널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 때 명단 제외를 당했는데, 이때 턴 하흐 감독이 설명한 명단 제외 사유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감독의 발언을 정면에서 반박해 턴 하흐 감독의 분노를 산 산초는 이후 1군에서 퇴출돼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됐다. 산초가 끝내 턴 하흐 감독과 화해하는 걸 거부하자 맨유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산초와 이별하기로 결정했다.
방출 명단 후보에 오른 산초에게 손길을 내민 건 그가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 도르트문트였다. 산초는 도르트문트 시절 137경기에 나와 5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로 등극했다. 이후 2021년 여름 이적료 7300만 파운드(1203억원)에 이적하면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산초는 도르트문트에 합류한 후 17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도르트문트에서 원하던 출전 시간을 확보한 그는 지난 PSV에인트호번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려 2-0 승리에 일조해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도르트문트와 함께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산초는 PSG와의 4강 1차전에서도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면서 PSG가 함부로 오른쪽 측면 수비 라인을 올리지 못하게끔 억제했다.
1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산초가 다가오는 준결승 2차전에서도 뛰어난 플레이를 펼쳐 팀의 결승 진출에 일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스쿼카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