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팬들의 어이없는 행동이 적발됐다. 장애가 없는 팬들이 장애인인 척하고 휠체어석에 앉는다는 것이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30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쓰레기' 팬들이 이번 시즌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장애인 팬으로 가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들었다"며 "장애가 없는 팬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휠체어에 앉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분노한 사람은 맨유의 장애인 서포터즈 협회 사무총장인 차스 뱅크스였다.
그는 "나는 이 쓰레기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 눈으로 봤고 사진도 가지고 있다"며 "휠체어 좌석에서 휠체어에 앉아 경기를 보는 모습을 두 번이나 왔고 다음 경기에서는 맨유가 골을 넣었을 때 장애인 구역에서 위아래로 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구단은 휠체어석을 마련해 장애인들이 볼 수 있는 자리를 따로 두고 있다. 이 좌석은 장애가 없는 사람이 들어올 수 없고 예매도 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맨유의 비장애인 팬들이 휠체어 좌석으로 오는 것은 간단했다. 장애인 팬들이 가지고 있는 원정 경기 휠체어 좌석을 일반 팬들이 받는 것이다. 장애인 팬들이 직접 주는 경우도 있고 제 3자를 거쳐 주는 경우도 있다.
맨유 팬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맨유 경기의 표를 구하기가 힘들어서이다. 홈 경기라면 홈 팬들에게 우선권이 있어 예매하기 어렵지 않지만 원정 경기라면 특히 더 어렵다.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멤버십에 가입해야 홈 경기의 표를 살 수 있게 해놨고 멤버십에 오래 가입한 팬들에게 예매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의 전통적인 인기 구단 중 하나다.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평균 관중 1위가 맨유라고 밝혔다. 맨유의 홈 경기 평균 관중은 7만 명이 넘는데 2위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1만 명이 넘게 차이 나는 수치다.
맨유가 인기 많은 이유는 성적이 좋아서였다. 맨유는 1992-93시즌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1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우승팀으로 남아 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까지 합해도 20번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이다.
맨유의 성공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영향이 크다. 그는 1986년부터 맨유의 감독을 맡아 20년 가까이 맨유를 이끌었고 그가 들어 올린 트로피만 20개가 넘는다. 그는 1998-99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맨유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국 팬들에게도 맨유는 최고의 인기 구단 중 하나이다. 박지성이 2005년부터 12년까지 퍼거슨 감독 아래에서 뛰며 활약했고 프리미어리그에 최초로 진출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저지른 맨유 팬들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맨유 장애인 서포터즈 협회 사무총장인 뱅크스는 "이것은 원정 티켓의 광범위한 오용"이라며 피해자 없는 범죄가 아니며 이러한 끔찍하고 이기적인 팬들에게 피해받는 일부 사람들이 표를 얻을 기회를 빼앗길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슬프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랜스퍼 뉴스 라이브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