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유퀴즈'에 출연해 조언을 더해 울림을 안겼다.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유재석은 "2002년 월드컵 당시 박지성 선수의 재능을 알아본 분이 히딩크 감독님이시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감독님과 함께 에인트호번에 갔다가 3년 만에 맨유로 이적을 했다. 어떻게 보면 지성 박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감독이 히딩크 감독님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 선수의 발전이 정말 자랑스럽다. 일본 J-리그에서 뛸 때 처음 봤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땐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많이 돌아다녔었다. 대학, 군대에서도 선수들을 데려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아도 훌륭한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려 했고 지성은 그중 하나였다. 내가 보는 가능성대로 발전한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선수가 되겠다. 그리고 그는 증명해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국가대표 감독 당시 '히딩크 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유재석은 "취임 후 바뀐 국가대표팀의 문화를 바꿔놓으셨다"라며 단체 이동 시 복장 통일, 반바지 금지, 식사시간 통일, 식사 중 핸드폰 금지 등을 언급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많은 룰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고 어떻게 해야 축구를 잘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게 축구의, 아름다운 점이었다"라며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게끔 해야했다"고 말했다.
팀과 감독에게 집중할 때 였다고.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가는 것"이라며 "그 당시에는 힘든 길을 가야 했다. 월드컵까지 1년 반 남은 시점이었고 대한 축구 협회에서 16강에 가야 한다고 했다. 어려운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 제 별명도 알고있었다"라며 오대영 감독 별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진한 성적으로 생긴 별명 '오대영'.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신문을 읽을 수도 없었고 TV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별명을 몰랐다. 한국 사람들도 매너가 좋았던 게 월드컵 끝날 때까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에 대해서는 "차기 감독을 결정하는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말은 없다. 대한 축구 협회가 결정한 사안이니까. 하지만 한국은 제가 처음 왔을 때랑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은 한국에서만 활동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안정환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선수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한국 선수가 전 세계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 물론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이러한 발전은 어마어마하다. 많은 선수들이 국내외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지 않냐"라며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언급했다.
인터뷰를 통해 거스 히딩크 감독은 "위기라는 이야기보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위기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사용하지 마라"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언제나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너무 빨리 위기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위기라는 단어를 10번 말하면 그때는 정말 위기가 될 것"이라며 "위기라는 말을 쓰지 말고 미래에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끝으로 "발전시킬 점을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선수들이었다. 그 정신을 유지한다면 멋진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tvN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