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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스러운 자리"…K리그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차출 불씨' 안 꺼졌다 [현장메모]

기사입력 2024.04.02 19:46 / 기사수정 2024.04.02 19:55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K리그 현직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살아 있다.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최근 추린 국내 감독 4인 후보 중 K리그 감독이 있다고 확인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 5차 전력강화위원회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며 K리그 감독들이 최종 11인 후보에 오른 상태임을 알렸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위원회는 새로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군을 심층 검토하며 후보군을 추렸다.

11명 중 국내 감독은 4명으로 좁혀졌다고 말한 정 위원장은 이 후보군 내에 K리그 감독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4.2.21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4.2.21 dwise@yna.co.kr


정 위원장은 지난 2월 위원장 취임 뒤 짧은 기간 3차례 회의를 하면서 현역 K리그 감독들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가 큰후폭풍을 불렀다.

당시 정 위원장은 "외국, 국내 감독 마찬가지로 휴식 중인 감독과 현지 감독들 모두 포함해서 상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등이 거론되면서 해당 구단 팬들이 크게 분노했다. 당시 K리그 2024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새 시즌을 앞둔 감독을 대한축구협회에서 빼가는 것은 그야말로 팀에게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이에 K리그 팬들은 축구회관 앞으로 트럭과 화환을 보내 K리그 감독들을 방패로 삼아 이번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멈출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울산 팬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울산HD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KFA)가 K리그 현직 감독을 축구대표팀으로 데려가려고 계획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자 울산 팬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으로 언급되고 있는 울산의 홍명보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HD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KFA)가 K리그 현직 감독을 축구대표팀으로 데려가려고 계획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자 울산 팬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으로 언급되고 있는 울산의 홍명보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어 지난 2월 말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선 홍명보 울산 감독이 "며칠 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에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나왔다. 그런 상황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옛날 생각도 나고, 어려웠던 시간"이라고 밝히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팬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 이런 문제로 대립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며 대표팀 감독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팬들의 극렬 반발에 부딪힌 전력강화위는 2, 3차 회의를 통해 일단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 감독을 제안, 황 감독이 수락하면서 3월 A매치를 진행했다. 

이후 황 감독이 3월 A매치를 1승 1무로 마무리했고 정식 감독 선임을 진행하는 과정에 다시 한번 K리그 감독 선임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정 위원장은 앞서 2월에 K리그를 막론하고 현역 감독을 대표팀에 부르는 것에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는데 위원회에서 괜찮다고 판단한 것인지 묻자, "괜찮다는 표현을 하기에 조금 위험 부담이 있다"라면서도 "그런 차원을 떠나서 내가 어떤 국가대표팀의 코치로서 역할을 할 때 생각을 되돌려 보면 사실 국가대표팀이라는 건 우리 한국 축구를 위한 거고, 굉장히 나는 개인적으로는 사실은 참 명예스러운 자리이다"라며 대의를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002 한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각각 코치와 수석코치를 맡았다. 두 대회 모두 성공적이어서 대표팀은 2002년엔 4강 신화를 썼고 2010년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뤘다.

자신의 경험을 거론한 정 위원장은 다만 "시즌 중에 감독이 팀에서 나오게 되면 팀에 대해서는 사실은 좀 아주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축구협회, 그리고 어떤 감독님이 되실 지는 모르지만, 일단 감독의 소속팀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축구협회에서 우선적으로 가서 소통을 분명히 해야 한다. 팬들에 대한 예의도 지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월에 K리그 팬들이 보낸 항의 메시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된 것이다. K리그 현직 감독이 낙점될 경우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정 위원장 발언에서 묻어나왔다.



한편 정 위원장은 우선 외국인 지도자 7명을 비대면 면담한 뒤, 국내 지도자와 면담하고 심층 면접을 거쳐 오는 5월 중순까지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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