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올랐다. 시즌 내내 그의 기량에 맨유 팬이 혹평 쏟아낸 것을 생각하면 의외다.
맨유 팬계정인 'UF'는 2일(한국시간) 맨유 골키퍼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을 하나 소개했다. '막은 실점'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가 오나나라는 것이다. 오나나 오기 전까지 주전 골키퍼였던 다비드 데헤아는 지난 시즌 23위에 그쳤다.
'막은 실점'이란 예상 실점에서 실제 실점을 뺀 것을 말한다. 이것이 +값이면 실제 실점보다 더 적은 실점을 내줬다는 것을 의미하고 -라면 실제 실점보다 더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는 것을 말한다.
오나나와 데헤아의 수치는 극명하다. 오나나는 현재까지 막은 실점이 5.01로 프리미어리그 현재 1위다. 오나나가 토트넘의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보다 낫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로 골문을 지키고 있는 비카리오는 막은 실점 수치가 4.14로 2위다. 오나나와 거의 1골 차이가 난다.
반면 지난 시즌 맨유의 주전 골키퍼인 데헤아는 -1.55로 프리미어리그 전체 23위였다. 먹히지 않아도 될 실점을 1골 이상 더 헌납한 것이다. 23위라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전체 팀이 20위인 것을 고려하면 데헤아는 몇몇 팀의 후보 골키퍼들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UF'는 이 기록을 소개하며 "오나나는 경기당 20개가 넘는 슈팅을 허용했음에도 1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맨유는 이번 시즌 주전 골키퍼를 바꿨다. 맨유에서만 12년을 뛴 데헤아를 대신해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을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했다. 에릭 턴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아약스 감독 시절 오나나를 써봤기에 잘 알고 있었다. 이적료도 5020만 유로(약 728억원)로 골키퍼로서 큰 금액이었다.
그러나 오나나는 시즌 내내 많은 팬의 비판을 받았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발밑 능력에 강점이 있었으나 종종 실수가 나왔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오나나의 기록은 팬들의 예상과는 다르다. 선방 능력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막은 실점 수치도 프리미어리그 1위이자 유일하게 5골이 넘었고 선방 확률도 73%로 전체 2위였다. 무실점 경기를 의미하는 클린시트 횟수도 8번으로 공동 2위다. 기록으로는 비판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맨유의 팀 기록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맨유의 실제 순위는 6위이지만 최소 실점 순위는 리그 4위다. 우승 경쟁을 하는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다음이다. 맨유가 40실점으로 3위 맨시티와 12실점이 차이 나긴 하지만 리그에서 매우 적은 실점이다.
오나나의 활약은 최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맨유는 지난 31일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브렌트퍼드가 20개의 슈팅과 4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음에도 그는 1골만을 허용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 경기 맨유의 최우수 선수로 오나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는 "오나나가 41%가 넘는 팬들의 지지를 받아 이번 경기 최우수 선수가 됐다"며 "이번 경기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오나나는 개인의 활약에 만족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오나나의 입장은 달랐다. 오나나는 "수비는 훌륭했지만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며 "우리가 실점했고 이기지 못했기에 좋은 결과가 아니다"고 말했다.
'UF'는 "오나나가 리그에서 단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더 많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