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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루율 올리는 게 살 길"…박찬호가 말하는 '리드오프' 책임감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3.28 13:52 / 기사수정 2024.03.28 13:52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현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리드오프,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다. 출발이 매우 순조롭다.

박찬호는 지난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 박찬호는 2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1도루로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3경기 성적은 13타수 7안타 타율 0.538 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6.

박찬호는 27일 롯데와의 시즌 2차전에서도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23일 아리엘 후라도, 26일 찰리 반즈, 27일 나균안까지 수준급 선발투수들을 상대로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이 기간 KIA는 박찬호의 활약에 힘입어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2015년 이후 약 9년 만에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 도중 박찬호를 언급하며 "1번타자가 출루율이 0.380이면 최상인데, 유격수를 보면서 리드오프를 맡다 보면 체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0.360~0.370 정도만 해줘도, 지난해만큼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며 "본인이 출루에서 욕심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출루를 해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해가니까 안타도 많이 나오고, 팀에 훨씬 도움을 주려고 하는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직전 5시즌을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한 박찬호의 출루율은 2019년 0.300, 2020년 0.276으로 낮았으나 2021년 0.331을 기점으로 2022년 0.344, 지난해 0.356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즌 초반 활약에 대한 박찬호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2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찬호는 "솔직히 말하면 타격감이 좋진 않다. 공격적인 면에서 운이 잘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시각적인 부분에서 흔들림이 없어서 긍정적이긴 한다. 타격 컨디션이 막 좋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으로부터 이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들은 박찬호는 "매번 안타를 칠 수 없기 때문에 출루가 목적이다. 아마 (감독님께선) 26일 경기에서 반즈 선수를 상대로 볼넷을 얻었던 상황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의도적으로 한가운데 직구를 안 쳤다. 그렇게 타석마다 콘셉트를 정하고 있다. 상대 투수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정하게 보면 출루율을 올리는 게 내가 살 길이다. 그와 동시에 팀에 정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게 출루라고 생각한다. 수치로 목표를 정하진 않지만, 3할 중후반 정도는 기록하고 싶다"며 "타율 대비 출루율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었다. 출루를 잘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리드오프로서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또 박찬호는 선구안이나 타격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공을 보는 데 있어서 좀 자신감이 생겼고,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으로) 존에 흔들림이 없으니까 일관적으로 스트라이크가 판정되면서 오히려 좀 더 심리적으로 편안한 것 같다"며 "내가 치기 좋은 공에 강한 스윙을 하면서 계속 방망이를 내다 보면 장타율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지난해 1번뿐만 아니라 2번, 9번까지 여러 타순을 경험했던 박찬호이지만, 부진에 빠지지 않는 이상 올핸 리드오프로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박찬호는 "올 시즌도 크게 다를 것 같진 않다. 페이스가 떨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9번으로 갈 것 같은데, 9번에 머무르는 빈도를 좀 줄이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 초반 KIA는 주루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리드오프 박찬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고 있다. 23일 키움과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선 황대인의 3루수 땅볼 때 3루주자와 2루주자가 모두 들어오며 KBO리그 역대 7번째 '땅볼 2타점'이라는 진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박찬호는 "선수들이 주루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된 것 같다. 형들이 한 베이스 더 가려고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렇게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상대팀으로선 더 까다롭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나도 수비하는 입장에서 그런 선수들이 나오면 힘들다"고 전했다.



팀 외부에선 올해 KIA에 대해 '디펜딩챔피언' LG를 위협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고 있다.

박찬호는 "관계자들의 눈이 다 비슷하고, 또 우리 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전광판을 봤을 때 선수들이 봐도 (우리 팀이) 너무 빡빡하다고 생각한다. 올라오는 투수들마다 150km/h를 찍는데,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 구성은 같지만, 투수들의 기량이 너무 좋아졌고 야수들도 건강하게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박찬호의 목표는 단 하나,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박찬호는 "머릿속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생각밖에 없다. 자기 전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결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상상한다. 올해 들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누가 아웃카운트를 잡든 그 벅찬 감정을 느끼고 싶다. (우승 확정으로) 경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울 것 같다. 우승에 대한 열망도 커졌고, 기대감도 너무 커졌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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