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 디펜딩 챔피언 SSC 나폴리가 선수단 이탈을 막지 않겠다고 공표하는 일을 저질렀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네이션'은 10일(한국시간) "나폴리를 이끄는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선수들이 원할 때 팀 떠나는 것을 막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라우렌티스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축구 경영가 정상 회담서 "이적을 원하는 선수들을 막는 것은 괜한 힘을 뺴는 행동"이라며 "그들을 원하는 곳을 보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라우렌티스는 "어떤 선수들은 나폴리에 애정을 갖고 시간을 보낸다. 마렉 함식의 경우 11년을 보냈고 또 다른 선수는 8년을 보냈다"며 과거에 구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던 선수들을 소개하면서도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첼시 등 여러 구단으로부터 구애 받는 선수들이 생겼다"며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선수들 또한 존재함을 직접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는 빅터 오시멘의 골 감각, 김민재의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세리에A 정상에 올랐으나 올 시즌은 시원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나폴리는 28경기 12승 8무 8패로 리그 7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감독을 두 번이나 해고하며 올 시즌 세번째 감독을 사령탑에 앉혀놓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시즌 직후 사임했고 지금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을 이끄는 중이다. 이후 뤼디 가르시아를 영입했지만 곧바로 경질됐다. 이후 소방수로 앉힌 발테르 마차리 또한 일찍 경질됐고 지난 2월 프란세스코 칼초나 감독을 선임한 상태다.
어수선한 구단 분위기에 여러 선수들의 이적설도 줄곧 제기됐다. 특히나 팀의 특급 스트라이커이자 지난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최초로 아프리카 출신 득점왕을 이룩한 오시멘의 이적설이 가장 뜨거웠다.
첼시, PSG, 아스널 모두 오시멘 영입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폴리는 오시멘의 계약에 삽입된 바이아웃(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권리금)을 내세우며 모든 입찰자들을 내쫓아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시멘의 바이아웃은 1억 1300만 파운드(약 1910억원)이다.
그러나 라우렌티스 회장이 '오시멘 지키기'를 사실상 포기한다는 선언을 함에 따라 그가 다음 시즌은 다른 팀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네이션'에 따르면 라우렌티스 회장은 오시멘의 이탈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는 방출 허용 조항이 있다. 해당 금액은 적지 않다"면서도 "누가 오고 떠날지는 오직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적인 빈곤은 나폴리에 해당사항이 없는 문제"라며 "우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빈틈없는 지출과 수입으로 재정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오시멘이 만약 나폴리를 떠난다면 다음 무대는 프리미어리그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맨시티와 아스널에서 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지난 1월 "오시멘은 잉글랜드에서 활약하기에 충분한 태도와 정신, 그리고 의지를 갖추고 있다. 잉글랜드에 오면 매우 잘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그가 프리미어리그로 가서 그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길 기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