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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피겨 신동' 김해진, 국내 최강 넘어 세계무대 도전

기사입력 2011.08.05 09:52 / 기사수정 2011.08.06 00: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태릉, 조영준 기자] "실수가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작년에 부상으로 좋은 연기를 펼치지 못했는데 올해는 몸 관리를 잘해 만족할만한 결실을 맺고 싶습니다."

'97년생 김연아 키즈'들의 경쟁에서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종합선수권대회부터 국내 정상에 등극한 김해진(14, 과천중)은 2년 동안 '한국 챔피언'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김해진은 지난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1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파견 선수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 점수(TES) 54.21점, 프로그램구성요소 점수(PCS) 44.10점을 획득했다. 두 점수를 합산한 97.31점을 받은 김해진은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 50.22점과 합산한 최종합계 147.53점을 받았다.

126.10점을 받은 박소연(14, 강일중)을 21.43점 차이로 제친 김해진은 1위를 차지하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김해진은 9월 11일(이하 현지시각) 호주 브리스번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와 9월 21일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개최되는 4차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주니어 선발전은 여러모로 관심이 집중된 대회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상황에서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유망주들의 성장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97년생 동갑내기 여자 싱글 국가대표 5명이 모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김해진은 가장 높은 점수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김해진은 지난 2년 동안 국내 대회를 휩쓸어왔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전국랭킹전에서는 종아리 봉합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상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이 대회만 제외하고 자신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올 1월에 열린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박소연과 곽민정(17, 수리고)등을 제치고 2년 연속 국내 피겨 챔피언에 등극했다. 또한, 동계체전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 이번 주니어 선발전에서도 자신이 국내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이후, 여자 싱글 무대에서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김해진은 국내 최강을 넘어서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됐다.



타고난 점프 성공률, 실전에 강한 집중력은 이미 경쟁력 갖춰


김해진의 장점 중 하나는 높은 점프 성공률이다. 올 시즌 첫 대회인 이번 주니어 선발전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해 크고 작은 실수를 범했다.

김해진 역시 새롭게 도전한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룹 점프를 완벽하게 랜딩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머지 요소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가장 높은 득점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100% 만족하는 연기는 하지 못했어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룹 점프도 아직 성공률이 높지는 않은데 시도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점프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생각이에요."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룹 점프를 제외한 모든 점프를 성공시켰다. 그동안 점프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던 김해진은 대부분의 점프를 인정받으며 깨끗한 기술을 선보였다.

오프 시즌 동안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지 않고 국내훈련에 전념했다.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인 '베토벤의 월광'은 일본의 안무가인 미야모토 겐지의 작품이다. 그윽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에 도전한 김해진은 안무 소화력에 있어서도 한층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안무는 겐지 선생님이 짜주셨어요. 지난 2년 동안 채플린을 연기하면서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한층 성숙한 연기에 도전했습니다. 오프 시즌동안 스핀 연습도 많이 했고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훈련에도 힘을 쏟았어요."

실전 경기에 강한 장점도 이번 대회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김해진은 실전경기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기술에만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스케이팅과 표현력에도 신경 쓰고 있는 김해진은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컴포넌트 점수를 받았다.



러시아 피겨 유망주들이 떠난 주니어 무대, 충분히 해볼 만하다


지난 시즌, 주니어 무대는 러시아의 피겨 유망주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5)와 엘리바베타 툭타미셰바(15)가 휩쓸었다. 이들은 올해 3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2010-2011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1,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피겨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맞춰 육성하고 있는 이들은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도전한다. 김해진의 기술 구성과 최고 점수 등을 볼 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상위권 도약은 충분히 가능하다. 메달 획득이 궁극적인 목표지만 김해진은 여기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보다 한층 발전된 연기'를 펼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김해진이 성장하는데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부상이다. 지난해 뜻하지 않는 부상으로 난항을 겪었던 김해진은 이러한 과오를 번복하지 않고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언제나 아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훈련하면서 경쟁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은 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서로의 연기를 보면서 배우점도 함께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2년 가까이 '국내 최강자'의 위치를 확고히 잡고 있는 김해진은 11일부터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열리는 '2011 환태평양 피겨선수권대회'에서 국제대회 감각을 조율할 예정이다.

[사진 = 김해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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