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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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왕복 3시간' 기차 타고 훈련…"감독님, 최하늘 한 번만 믿어주세요" [오키나와 인터뷰]

기사입력 2024.03.05 08:14 / 기사수정 2024.03.05 10:37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누구보다 간절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은 평일에 매일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실었다. 운동하러 가기 위해서다. 경북 경산에서 부산까지 편도 약 1시간 30분, 왕복 3시간 거리를 하루도 빠짐없이 오갔다. 스스로 발전을 이뤄냈고, 극적으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했다. 4일 삼성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마주한 최하늘은 "올 시즌엔 꼭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왜 그렇게 독하게 했을까. 최하늘은 "내 약점이 뚜렷했다. (박진만) 감독님도, 포수 (강)민호 선배님도 늘 '넌 구속만 나오면 되는데'라고 하셨다"며 "어떻게든 구속을 보완하고 싶었다. 겨우내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 20분, 경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오전엔 구속을 끌어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부산의 피칭 센터로 향해 투구 훈련을 했다. 오후엔 또 다른 부산의 한 센터에서 팀 선배인 강민호를 만나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2018년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으로 자유계약(FA) 이적할 때 개인 트레이너로 동행했던 제광성 트레이너가 이번에도 훈련을 도왔다. 일과를 마친 최하늘이 경산 집에 도착하면, 시곗바늘은 어느새 오후 6시를 가리켰다.

최하늘은 "구속을 올리려면 몸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민호 선배님께 같이 운동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계속 함께 다녔다"며 입을 뗐다. 그는 "솔직히 힘들었지만 의미 있었다. 민호 선배님을 따라 하다 보니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선배님이 어떻게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를 지켰는지 알 수 있었다"며 "힘든 건 잊고 하루하루 즐겁게 운동하러 다녔다"고 전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결과로 나타났다. 최하늘은 당초 1군이 아닌 퓨처스(2군)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초반 곧바로 1군 캠프로 올라섰다. 강민호의 도움이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4일 만난 강민호는 "내가 (박진만) 감독님을 찾아갔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최)하늘이는 비시즌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훈련했다. 진심으로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보였다"며 "각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썼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까지 다 감내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열심히 한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성장했더라. 특히 구위가 무척 좋아졌다"며 "1군 캠프 명단에 하늘이가 빠졌기에 감독님께 '하늘이 진짜 좋아졌습니다. 피칭 한 번만 봐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직접 하늘이의 투구를 보고 오시더니 '정말 달라졌다'고 하셨다. 하늘이를 곧바로 1군 캠프로 부르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열심히 했다고 도와준 게 아니라, 실력이 올라온 게 보여 팀에도 도움이 될 듯해 그랬다"고 덧붙였다.

최하늘은 "무척 감동이었다. 감독님께서 퓨처스 캠프 피칭 첫날 보시고는, 바로 1군에 합류하라고 하셨다. 여러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수치로도 발전한 것이 나타났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 시속 130km대에서 140km 초반까지 올라왔다. 시속 10km가량 상승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4km를 찍었다. 캠프에서 기록해 본 구속 중 최고치였다.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선전했다. 최하늘은 지난달 12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14일 지바롯데 마린스전서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23일 니혼햄전서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자랑했다. 피안타와 사사구는 최소화하고 실점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강민호는 "일본과 경기할 때 유일하게 일본 타자들을 당황하게 만든 투수가 하늘이었다"며 "앞으로 시범경기 등에서 스스로 잘하는 게 중요하다. 성적으로 보여줘야 개막 엔트리 등을 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연습경기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연습경기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하늘은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구속이 올라왔어도 실제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다행히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결과가 계속 좋았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최근 데이터를 측정했는데 확실히 나아졌더라"고 미소 지었다.

올해 삼성에 새로 부임한 정민태 1군 투수코치 역시 기대되는 젊은 선수로 최하늘, 이승현(좌완), 이호성을 꼽았다. 최하늘은 "코치님께서 경기 중 안타 맞더라도 절대 강판시키지 않을 테니 볼넷만 주지 말고 공격적으로 던지라고 하셨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투구할 수 있었다"며 "확실한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썼는데 코치님께서 슬라이더도 말씀하셔서 같이 연습했다"고 전했다.

정민태 코치가 언급한 투수 세 명은 5선발 후보들이기도 하다. 최하늘은 캠프에서 투구 수를 60~70개까지 올렸다. 비시즌 맹훈련의 성과다. 최하늘은 "기회가 온다면 올해는 꼭 잡아내고 싶다. 다만 (이)호성이, (이)승현이도 무척 좋은 투수들이다. 5선발이 안 된다면 불펜에서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지는 게 목표다"며 "어떤 보직이든 열심히 준비해 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 롯데의 2차 7라운드 63순위 지명을 받은 최하늘은 2019년 1군에 데뷔했다. 이어 2022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1군에선 총 3시즌 동안 19경기 4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엔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훈련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이 훈련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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