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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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특집②] '10년만의 부활'…왜 다시 당구인가

기사입력 2011.08.03 07:33 / 기사수정 2011.08.03 07:33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과거 PC방 열풍에 밀려 명맥이 끊길 정도로 줄었던 당구장이 최근 급증해 예전 숫자를 거의 회복했다고 한다.
 
지난 6월 서울시에 따르면 2000년 5,172곳에 달했던 서울 시내 당구장은 PC방 열기에 밀려 2006년 3,956곳까지 줄었다. 그러나 2007년 전년도보다 200여곳이 늘어난 4,225곳이 되면서 매년 400~500곳이 추가로 개업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에는 5,155곳으로 늘어나 10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 통계가 사실이라면 당구장이 10년 만에 부활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대한당구협회의 방기송 사무처장은 다른 주장을 폈다. 그는 “당구장의 경우 폐업 신고를 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시에서 정확한 수치를 뽑아내기 어렵다”라며 “5년 전 PC방이 줄면서 당구장이 다시 늘어난 것은 맞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상태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당구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처장은 ‘당구장’이 아니라 ‘당구’로 제한하면 10년 만의 부활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당구가 다시 인기를 끌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스타크래프트 세대'가 당구장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중고교 시절 당구장이 스트레스의 유일한 해방구였던, 이른바 '당구장 끝물 세대’다. 그러나 동시에 199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열기에 빠져 대학생활 대부분을 PC방에서 보낸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며 다시금 여가 시간을 갖게 되자 모니터 화면만 바라봐야 하는 스타크래프트 대신 활동적이면서 친목을 겸할 수 있는 당구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단순히 여가 차원에서가 아니라 당구를 전문적으로 배워보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로 당구는 올해 처음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09년 9월 대학당구연맹이 탄생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중고연맹 출범도 앞두고 있다. 자연스레 선수층이 늘어날 것이고 당구 저변의 확대가 기대된다.
 
학교 체육 뿐만이 아니라 시장 변화도 감지된다. 80년대와 90년대 담배연기 자욱한 곳에서 힘 좀 쓰는 어깨들이 죽치고 앉아 하루를 소일하는 분위기의 당구장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인터넷 PC와 잡지는 물론 각종 음료와 스낵 제공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비롯해 내부시설의 고급화와 실내공기 순환시설 등을 갖춘 당구장이 늘고 있다.
 
대한당구협회 이사 겸 당구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KPW의 이완수 이사는 “올해와 내년 정도까지는 본격적인 조정기로 봐야할 것 같다. 그 이후가 되면 당구계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 이제 당구는 성인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여성, 청소년, 주부 등에게도 좋은 레저 활동이 되고 있다. 서서히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큐스토리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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