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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특집①] 장유례 아나운서 "당구 매력에 푹 빠졌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1.08.03 07:31 / 기사수정 2011.08.09 13:35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당구는 여성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 스포츠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오히려 여성과 잘 어울리는 스포츠가 당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 격렬하지 않아요. 오히려 정신, 심리 게임에 가깝습니다. 당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애초 계획대로, 본인의 생각대로 실행한 뒤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그 짜릿함은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우리 삶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지난 달 4일 부터 스포츠전문채널 SBS ESPN을 통해 당구 경기를 중계한 장유례(28) 아나운서의 얘기다. 그동안 여성 아나운서가 이벤트성 경기를 진행한 적은 있어도 정식 당구 경기의 캐스터를 맡은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시작부터 당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중계 결정 이후부터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한 달 여가 흐른 지금은 당구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장 아나운서는 2010년 3월 SBS ESPN에 입사했다. 그러나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작곡과 전공이나 3학년 때 언론정보학과 복수전공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겪었던 방송반 경험을 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음악은 취미로, 방송을 생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이 그때부터 장 아나운서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주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었어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오롯이 아나운서의 꿈을 품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정말 쉽지 않더군요. 2007년까지 시행했던 공개 채용이 2008년부터 없어졌으니까요. 같이 준비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아나운서의 꿈을 포기했습니다. 저도 서서히 지쳐갔어요. 다만 이대로 끝낼 순 없다는 생각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스포츠전문채널인 SBS ESPN 입사도 의외다. 장 아나운서가 지망생 시절 가장 취약한 분야가 스포츠였으니까. 그는 “필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약했던 분야가 스포츠였어요. 때문에 스포츠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청 가능한 모든 중계들을 보기 시작했죠. 때마침 2008 베이징올림픽이 있었습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시청한 적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조금씩 눈이 떠지더라고요. 마침내 SBS ESPN 채용 소식도 접할 수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당구 중계는 또 다른 도전이다. 남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당구 중계를 여성 캐스터가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매끄러운 진행이 되지 못했을 경우 남성 시청자 입장에선 일종의 반발심이 생길 여지가 있다. 게다가 장 아나운서는 지난 해 입사 동기생들 가운데 가장 먼저 중계를 맡게 된다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나한테만 중계를 맡기지’란 생각이었어요. 동기생들은 관심이 높은 프로야구 리포팅을 했으니까요. ‘나도 관심받고 싶은데’란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에요. 그러다 곧 생각을 바꿨어요. 오로지 당구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일주일의 준비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타방송까지 참조하면서 상황별로 필요한 여러 멘트를 정리했어요. 여전히 진행은 미숙합니다만 하나둘 배워갈 겁니다. 그래도 당구 경기 시청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으면 뿌듯해요.”
 
장 아나운서는 양파껍질을 벗기듯 알아가고 있는 당구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과정이 그리 평탄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원했던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당구도 이런 게 아닐까요. 본래 계획대로 밀어붙여도 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순 없잖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방해 요인에 의해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요. 때문에 애초 계획대로 공과 공이 맞부딪힐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큰 것 같아요. 흠, 지나친 비약일까요.(웃음)”

[사진 = 장유례 아나운서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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