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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 걱정할 필요가 없다"…김태형 감독이 주전으로 '콕' 찍은 이유 [괌 현장]

기사입력 2024.02.02 10:45

지난해 10월 김해 상동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 기간 외야수 윤동희와 즐겁게 대화했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10월 김해 상동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 기간 외야수 윤동희와 즐겁게 대화했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내가 공개적으로 언론에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이 간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은 지난달 31일 괌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TV 뉴스 인터뷰에서 2024 시즌 주전으로 머릿속에 그려 놓은 선수 3명을 언급했다. 캡틴 전준우, 주전 포수 유강남에 지난해 국가대표 외야수로 거듭난 윤동희가 주인공이었다.

전준우의 경우 이견의 여지가 없는 롯데의 기둥이다. 1986년생으로 팀 내 최고참이자 타선의 핵이다. 지난해 138경기 타율 0.312(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9도루 OPS 0.852로 리그 최정상급 우타자의 면모를 뽐냈다. 2024 시즌에는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기대되고 있다.

유강남도 김태형 감독이 기대하는 주축 선수다. 현역 시절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평소 포수들의 기량과 게임 운영에 대해 냉정하다. 다만 지난해 10월 롯데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줄곧 "주전 포수는 유강남"이라고 강조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강남은 2022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지난해 121경기 타율 0.261(352타수 92안타) 10홈런 55타점 OPS 0.726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윤동희의 경우 롯데가 자랑하는 라이징 스타다. 프로 입단 2년차였던 2023 시즌 거인 군단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107경기 타율 0.287(387타수) 111안타 2홈런 41타점 3도루 OPS 0.687의 성적표를 받았다. 데뷔 첫해였던 2022 시즌 4경기 1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한국 야구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던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한국 야구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던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타격뿐 아니라 수비력 역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레이저 송구와 안정된 타구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롯데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찼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리그 7위에 그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참사'를 겪었지만 윤동희의 발견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 

롯데는 윤동희의 등장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2021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하면서 생긴 우익수 공백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윤동희의 성장세는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눈도 사로잡았다. 윤동희는 당초 KBO가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대회 개막 직전 부상자 발생 속에 대체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윤동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자신을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 한국이 치른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OPS 1.196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한국 야구의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의 주역으로 우뚝 서며 병역특례 혜택까지 거머쥐었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 "윤동희를 안 뽑았으면 어쩔 뻔했을까 생각한다"며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준 어린 선수의 맹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의 눈에도 윤동희의 모습은 특별하게 비친 듯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10월 마무리 캠프 기간 윤동희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한국 야구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던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한국 야구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던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윤동희가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일본으로 향하면서 윤동희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윤동희는 실제 롯데 마무리 캠프 기간 자율 훈련조에 배치됐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APBC 대표팀 합류 전까지 타격감을 정상 궤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 시절 이제 막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상수보다 변수로 평가할 때가 많았다. 다만 윤동희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기량은 물론 야구를 대하는 자세, 훈련 태도까지 나무랄 구석이 없는 선수라고 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는 또래 선수들과 정말 다르다. 운동장에서 훈련하는 자기만의 루틴이 확실하게 있고 행동이 매우 진지하다"며 "내가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둬도 될 것 같다. 전혀 뭐라고 할 게 없는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윤동희처럼 자기 루틴이 확고한 선수들이 뭔가 야구가 안 될 때 고민에 너무 깊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도 내가 아직 확실하게 윤동희를 겪어본 건 아니다.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인터뷰 때 언론에다 주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이 간다"라고 치켜세웠다.

2023 시즌 타율 0.287 111안타 2홈런 41타점 3도루 OPS 0.687의 성적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2023 시즌 타율 0.287 111안타 2홈런 41타점 3도루 OPS 0.687의 성적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롯데 외야진 구성에 대한 밑그림을 어느 정도는 그려놨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컨디션에 따라서 변화의 폭이 커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우익수 윤동희' 카드는 확고하다.

올해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중견수 기용을 생각하고 있다. 레이예스는 우투양타 외야수로 196cm, 87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췄다.

남은 좌익수 한 자리는 '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프로 데뷔 시즌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 2년차 김민석을 비롯해 황성빈, 고승민 등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만 선발 라인업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리그 최고 수준의 방망이 실력을 가진 게 아니라면 외야수의 수비 능력을 매우 중시한다. 스프링캠프 기간 방망이는 물론 글러브에서 가치를 어필한 선수가 이달 말부터 치러지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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