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과 조현우의 승부차기 선방에 힘입어 8강진출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손흥민도 인간일 뿐이다"
호주 매체 'AAP'는 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대표팀 주장 매튜 라이언(알크마르)은 팀이 손흥민을 충분히 존중할 계획이지만 너무 과도하게 존중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호주는 지난달 28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라왔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양 팀 모두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강호이기에 승자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계단(한국 23위, 호주 25위) 밖에 차이나지 않고,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호주 대표팀엔 '손흥민 경계령'이 내려졌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이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컵에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명성 높은 공격수다. 그는 현재까지 페널티킥으로 2골을 터트렸다.
아직 필드골이 없지만 손흥민은 언제든지 상대 골망을 가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호주는 지난 2015년 자국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결승전 때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한테 동점골을 허용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연장전에서 실점을 허용해 1-2로 패했기에, 호주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각오는 남다르다.
호주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그레이엄 아놀드 코치는 같은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손흥민을 토트넘으로 데려가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난 안지에게 전화를 걸어, 손흥민을 다시 데려갈 수 있는지 물었다"라고 농담했다.
34세 호주 베테랑 수비수 아지즈 베히치도 "조심해야 한다. 세계적인 수준을 가진 선수들이 한 순간에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다"라며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의 스타플레이어들을 경계했다.
이처럼 호주 대표팀 내부에서 손흥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주장이자 A매치 90경기를 뛴 베테랑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손흥민을 너무 과도하게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4경기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다.
라이언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도 결국 인간일 뿐"이라며 호주 선수들이 충분히 손흥민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현재 스코틀랜드 하트 오브 미들로시언에서 뛰고 있는 호주 수비수 너새니얼 앳킨슨은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재미로 골을 넣는다"라며 "그래서 손흥민이 위치를 잡는 것과 우리를 그를 막는 걸 지켜보는 건 재미있을 것"이라며 손흥민과의 맞대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