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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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출범? 61살 내가 EPL 선수로 뛸 확률이 더 높아"

기사입력 2024.01.19 11:35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많은 축구팬들이 걱정하는 유럽슈퍼리그(ESL)가 현실화될까.

지난 2021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주도 아래 창설된 ESL은 유럽 최정상 구단 20개가 경쟁을 벌이는 콘셉트의 미허가 축구 리그다.

이러한 리그를 창설한 이유는 경제적인 수익 때문이다. 전세계적 팬을 보유한 이른바 '빅클럽'들이 매주 맞대결을 펼치면 참가 구단들 만큼은 수입이 막대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을 포함해 유럽 각 리그 사무국은 이에 결사반대를 외쳤다.

유럽 최정상들 클럽만 경쟁을 펼치면 ESL에 참가하지 못하는 중소규모 클럽들은 인기와 주목도가 떨어지고 팬들이 소비하지 않으며 수입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UEFA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등의 파급력과 경제적 규모에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보니 반대를 외쳤다. 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ESL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출전할 수 없다고 표명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이러한 제재는 불법으로 판결이 났다. 유럽 복수의 매체는 지난 12월 "유럽사법재판소가 과거 ESL에 참가의사를 표명한 유럽 구단들에 징계를 내리겠다고 선포한 UEFA와 FIFA의 선언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ESL이 부활할 수 있다"고 알렸다.

다행히 과거와 달리 많은 팀들이 ESL 사업에 발을 빼고 있다. 그러나 레알과 바르셀로나 등 유럽 굴지의 구단은 여전히 ESL 개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레알과 바르셀로나 두 구단이 참가하고 있는 스페인 라리가의 회장 하비에르 테바스가 입을 열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테바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ESL의 출범 가능성과 여파를 논의했다.

61세 테바스는 ESL이 열릴 가능성에 코웃음쳤다. 그는 "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로 직접 뛸 확률보다 ESL이 출범할 확률이 더 낮다"며 축구팬들이 두려워하는 사태에 대해서는 안심하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구단을 향한 팬의 애정은 굉장히 강하다"며 "연고지나 근처에 위치한 구단간 라이벌 구도가 심화되는 이유다. 이러한 관계를 깨버리는 것은 쉽지 않고 조심스레 행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라이벌 구도는 현재 팀간의 전력과 별개로 대를 이어 내려져 온다. 바르셀로나의 경우에도 레알 마드리드와의 라이벌전이 가장 부각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강한 적대 의식을 갖고 있는 구단으로는 같은 리그의 RCD 에스파뇰이 있다. 두 구단간의 경기는 데르비 바르셀루니라고 불리며 카탈루냐 지방 내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로 손꼽힌다.

즉 바르셀로나가 ESL에 참가한다면 다소 열세라 평가받고 ESL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에스파뇰과의 경기 횟수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고 이는 구단간 라이벌 구도 형성과 리그 흥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또한 ESL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ESL이 내민 공약 중 하나는 전세계 팬들에게 무료로 중계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며 "전세계 모든 대형 스포츠 리그는 중계권 매각을 통한 막대한 수입을 거둔다. 이는 리그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SL은 오직 대형 구단만이 참전할 수 있어 축구의 드라마틱한 맛과 연고지 팬들의 기대를 망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두며 '여우들의 반란'을 일으켰던 레스터 시티는 절대 대형구단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강등권으로 마무리하며 2부리그로 강등까지 맛본 상황이다.




그런 약소 구단임에도 우승을 거둬 많은 팬들의 감탄과 기쁨을 자아냈던 장면은 ESL의 출범으로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강팀들의 연이은 이탈 및 ESL 합류로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릴 현재의 유럽 빅리그들에 대한 관심과 흥행도는 자연스레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ESL에 대한 제재가 불법이라 규정된 이후 해당 대회에 대한 논의는 수그러든 상태다.

이는 처음 제안됐을 때와 달리 각종 대형 구단이 팬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ESL 합류 포기 선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영국의 리시 수낙 총리 또한 프리미어리그를 관장하는 독립 기구를 설치해 구단의 미허가리그 참가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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