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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콤플렉스"...이룰 것 다 이룬 손아섭, 그래서 더 간절한 우승

기사입력 2024.01.09 06:30



(엑스포츠뉴스 창원, 유준상 기자) 타격왕도, 국제대회 금메달도, 골든글러브도 경험한 선수에게 남은 과제가 한 가지 있다. 바로 우승반지를 끼는 것이다. 10년 넘게 한을 풀지 못한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NC 다이노스)은 그 누구보다도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손아섭은 10년 넘게 활약하며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자랑했고, 2016년부터 8년 연속 150안타 고지를 밟기도 했다.

첫 FA(자유계약) 당시 롯데 잔류를 택한 손아섭은 두 번째 자격을 취득한 2021년 말 4년 최대 64억원에 NC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해 두 시즌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140경기 551타수 187안타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14도루 OPS 0.836을 기록하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또 손아섭은 지난해 주장 중책까지 맡았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포스트시즌에서는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팀의 신뢰를 한몸에 받은 손아섭은 올 시즌에도 선수단을 이끌기로 했다. NC는 8일 열린 2024년 신년회를 통해 손아섭의 주장 선임 소식을 알렸다. 선수단이 지난 시즌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한 손아섭을 2024시즌 주장으로 추천했고, 코칭스태프와 선수 본인이 이를 받아들였다.

신년회 이후 취재진을 만난 손아섭은 "구단을 대표하는 주장이라는 자리가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설레임보다는 책임감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며 "선수단이나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좀 더 갖고 올 시즌에도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원래 1년 단위로 주장을 맡는 걸로 알고 있다. NC에 온 뒤 이제 세 번째 시즌인데, 감독님께서 (주장 임기로) 2년을 생각하셨던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거라서 맡겨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그만큼 후배들을 잘 이끌고 올해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NC가 되는데 주장으로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거듭 강조한 손아섭은 "내가 주장이 된 이후 첫 번째 목표로 세웠던 건 어린 친구들이 경기장에서 눈치보지 않고 최대한 부담감을 덜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팀의 규칙이나 문화 같은 부분들에 대해선 엄격하게 하지만, 경기장에선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껏 갖고 있는 능력을 펼칠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게 1차적으로 자리잡은 것 같고, 그걸 올 시즌으로 연결해 하나의 팀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어나가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냈지만, 손아섭은 여전히 만족을 모른다. 수비에 대한 욕심도 드러낸 그는 "수비는 의욕만 있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팀 성적을 내는 데 있어서 내가 어느 위치에 있을 때 경기력에 도움이 되고 이길 확률이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며 "나보다 수비 잘하는 외야수가 팀에 많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안 좋을 때 그 몫을 수비로서 해줄 수 있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손아섭은 2년 연속으로 미국에 있는 강정호에게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지난해 1월 초 미국으로 떠나면서 구단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던 그는 주장으로서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에 올핸 출국 일정을 미뤘다. 

그렇다면, 손아섭은 강정호로부터 어떤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을까. 손아섭은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내 것을 좀 더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큰 변화보다는 지난해 좋았던 메커니즘을 좀 더 확실하고 내 몸에 익숙해지게끔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며 "(강)정호 형과 통화를 하면서 장타 비율에 대해 대화했다. 그 부분에 대해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는데, 보완할 게 있다면 (그것을) 추가해 보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달도 변화를 주기엔 매우 짧은 시간이다. 완벽하다는 기준점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의 경우 한 달간 머무르면서 5~60 정도를 채우고 팀에 합류했던 상황이다. 지0부터 60까지 갔던 만큼 올핸 8~90까지 갈 수 있는 정도로 훈련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피치클락,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등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 손아섭은 "(피치클락은) 준비가 긴 선수들에게는 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나도 아직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또 시간적으로 빨리 진행되는지에 대해 체감하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준비 과정에서 루틴이 긴 선수는 그걸 생각보다 줄였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한 게 있다. 나도 루틴이 많은데,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긴 하다"고 얘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도 도입과 관련해 유불리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손아섭의 생각이다. 그는 "결국 선수들은 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어려운 점도,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고 모든 팀 선수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적응하고 준비하는 팀이 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문턱을 넘지 못한 NC와 손아섭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3연패를 당했다. 포스트시즌 최다연승 타이기록(9연승)을 세울 때만 하더라도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플레이오프에서 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우승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경험조차 없는 손아섭은 "유일하게 야구선수로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콤플렉스'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대우로 FA 계약을 맺었고, 골든글러브와 타격왕, 최다안타와 국가대표 금메달 등 개인적으로 개인적으로 내가 받을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없다는 게 스스로 콤플렉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라며 "그게 앞으로도 야구를 하면서 은퇴하는 날까지 개인적으로 꼭 이뤄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나중에 야구인생을 돌아봤을 때 스스로 완벽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이제 손아섭은 지난해 가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24시즌을 맞이한다. '용의 해' 갑진년에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고 싶은 '1988년생 용띠' 손아섭은 "올해도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을 잃지 않고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선배이자 주장이 되고 싶다"며 "왠지 모르게 (올해가 용의 해라는 게) 기분이 좋더라. 잘 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멘털적으로도 긍정적이다. 그런 게 자신감을 주는 것 같다. (한 시즌의) 마무리를 가장 마지막에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지난해만큼 팀에 보탬이 돼야 할 것이다. 올 시즌에는 가장 마지막에 시즌을 끝내는 NC 다이노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창원,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NC 다이노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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