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23 08:49 / 기사수정 2011.07.23 08:49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오늘 오후 3시부터 화려한 식전행사에 돌입한다. 홈런 레이스 예선 등이 펼쳐지며 팬들의 눈길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별중의 별, 최우수 선수가 되느냐다.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세 번째 MVP를 노리는 이대호, 홍성흔(롯데)을 비롯해 끼가 돋보이는 박석민(삼성) 등이 가장 먼저 손꼽히는 유력 후보다.
그런데 올스타전 MVP 후보에 유독 투수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역대 29차례의 올스타전서 내야수가 14회, 외야수가 11회, 포수가 2회를 차지하는 등 야수가 무려 27차례 MVP를 쓸어갔다. 반면 투수는 1985년 김시진(당시 삼성),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 등 단 2차례뿐이다. 올해도 투수의 MVP 수상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아니, 앞으로도 올스타전 투수 MVP는 어지간해선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눈에 안 띈다
근본적으로 올스타전은 눈에 보이는 어떠한 실적이 있는 선수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단순히 그날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주는 게 아니다. 기록이 좋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다면 수상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 기록이 좋으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선수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투수의 경우 엄청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한다면 눈에 띌 확률이 낮다. 아무리 투수가 잘 던지더라도 단 한 차례만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을 맞을 경우 MVP는 그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을 뽑아낸 타자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즉, 야구의 매커니즘상 투수보다 타자가 더 튈 확률이 높다는 것이 투수의 MVP 수상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는 셈이다.
사실 투수는 올스타전서 전력 투구를 펼치기가 어렵다.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투수는 대다수가 각 팀의 에이스나 주요 전력원이다. 이들은 내주 화요일부터 진행되는 후반기 첫 3연전서도 첫 머리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3일전에 치러지는 올스타전서 100% 힘을 뺀다면 본 경기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작년 올스타전서 사상 첫 맞대결을 펼쳤던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은 전력 투구 하지 않는 게 눈에 띌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투수가 올스타전서 좋은 투구를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타자의 경우 하루 번외 경기가 기나긴 전체 레이스에 그리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 투수 보호 강화
이러한 상황서 올스타전 감독들도 최근 들어 투수들을 부쩍 보호하고 있다. 7~8명의 선수를 똑같이 1이닝씩 나눠 던지게 하거나 연장전에 대비해서 젊은 투수에게 베테랑보다 우선적으로 좀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한다. 어쨌든 투수 운용은 정규시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기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기용하더라도 철저하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팀이 없게 하는 차원에서 이닝 소화를 균등 분배하는 방식을 지키려고 한다.
투수 분업화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이 잡히지 않았던 1985년에는 김시진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1994년 정명원도 3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는 바람에 MVP 경쟁서 눈에 띌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같은 때에 올스타전서 투수가 6이닝은커녕 3이닝을 던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선발 투수도 2이닝 이상 던지지 않는 추세다. 이러니 투수가 MVP 경쟁서 튈 수가 없다. 기껏 1~2이닝을 완벽하게 막더라도 타자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상황서 2안타 이상을 기록하는 동시에 팀 승리를 이끌면 그대로 판세는 넘어가게 돼 있다.
과연 오늘 올스타전의 별중의 별은 누구일까. 1994년 이후 17년만에 투수 MVP가 나올 수 있을까. 극심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지 않는 이상 올해도 투수의 MVP 수상은 쉽지 않을 듯하다.
[사진=김시진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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