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4시즌 준비에 한창인 SSG 랜더스가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와 계약을 마친 가운데, 남은 두 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투수 커크 맥카티, 애니 로메로,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로 2023시즌을 맞이한 SSG는 시즌 전부터 로메로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악재와 마주했다. 결국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한 장 소진했고,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로메로의 자리를 메웠다.
빠르게 리그에 적응한 엘리아스와 함께 SSG의 순항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6월 말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기에만 7승을 수확하며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던 맥카티가 부상을 입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한 달의 공백 끝에 복귀를 알리긴 했지만, 전반기만큼의 위력을 뽐내지 못한 데 이어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SSG의 '외국인 농사'는 실패였다.
새 시즌에 함께할 외국인 선수를 찾는 과정에서도 선수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SSG 관계자는 8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로메로도, 맥카티도 그랬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건강하게 던져줘야 불펜도 그렇고 마운드에 과부하가 덜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영입된 더거는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에 SSG와 계약을 체결했다. 더거를 뽑은 이유도 비슷했다. 이 관계자는 "더거가 1선발이다, 혹은 2선발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좀 그렇지만 1~2선발을 건강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또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며 "(팀에서) 이 선수의 구속이나 기량이 점점 우상향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고, 구종과 구위를 봤을 때 KBO리그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라고 판단해 빠르게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엘리아스와 에레디아는 2024년에도 SSG와 함께 동행할 수 있을까. 두 명 모두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재계약 확률이 좀 더 높은 선수는 에레디아다.
올 시즌 엘리아스는 22경기 131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8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에레디아는 122경기 473타수 153안타 타율 0.323 12홈런 76타점 12도루 OPS 0.846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팀에 힘을 보탰다.
성적만 본다면 두 명 모두 재계약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구단은 왜 두 선수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까. SSG 관계자는 "투수 쪽에서는 엘리아스보다 좀 더 나은 선수를 찾는 중이었고, 팀에서 괜찮다고 생각한 선수와 접촉했다. 현재 구단과 선수 측의 견해 차가 있는 상황"이라며 "엘리아스가 퍼포먼스도 훌륭하고 좋은 자원임에는 분명하지만, 나이(1988년생)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선수를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틀어지게 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긴 하다. 구단 관계자는 "마냥 다른 선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고민하고 있다. 수일 내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에레디아의 경우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계속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윈터 미팅이 진행되다 보니까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선수와 구단 양 측이 서로 생각을 조율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