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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생의 비수포+세리머니…펠릭스 "지난여름 받은 고통의 복수, 후련해!"

기사입력 2023.12.04 16:30 / 기사수정 2023.12.04 16:42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에서 FC 바르셀로나로 임대 간 주앙 펠릭스가 원소속팀과의 경기에서 출전한 것은 물론 결승포까지 꽂아넣고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아직 자신을 소유하고 있는 팀은 아틀레티코지만 펠릭스는 모두의 예상대로 크게 환호했다.

게다가 펠릭스는 레알 마드리드 초신성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즐겨하는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펠릭스는 득점 뒤 광고판 위에 서서 두 팔을 양껏 벌리고 관객석을 응시하며 아틀레티코 팬들을 자극했다.

FC바르셀로나 공격수 펠릭스는 4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스페인 라리가 15라운드 아틀레티코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8분 이날 경기 유일한 골을 넣었다.

펠릭스는 전반 28분 원정팀 골문 앞 혼전상황에서 상대 골키퍼 얀 오블락의 키를 넘기는 침착한 오른발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10월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리그서 1도움을 기록한 뒤 리그 4경기 만에 나온 공격 포인트였다.

축구계에선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불문율 같은 게 있다. 특히 펠릭스는 여전히 자신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득점한 케이스다. 원칙적으론 내년 여름 아틀레티코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다.

펠릭스는 달랐다. 그는 골을 넣자마자 광고판 위에 오른 뒤 두 팔을 벌리고 관객석을 응시하며 홈 팬들 환호를 즐겼다. 펠릭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리머니 한 이유에 대해 "나 자신,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환대해준 팀 동료를 위한 세리머니였다"며 "매우 중요한 경기서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구단 전문 매체 '바르사 블라우그라나'에 따르면 펠릭스는 아틀레티코와의 세리머니를 통해 '울분'을 날려버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펠릭스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만이 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을 알 것"이라며 "내 가족과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털어버리기 위해 세리머니를 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은 나에 대해 일주일 내내 이야기했다"며 "난 그런 것들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저 내 일을 할 뿐"이라고 했다.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난 매일 더 나아지기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그 세리머니는 갑작스럽게 하게 된 것이다. 지난 여름 나와 내 가족들이 겪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버리는 행동이다. 가족에게 이 골을 바친다"고 했다.




그의 세리머니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올 초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6개월간 임대로 뛰었던 펠릭스는 완전이적에 실패하고 원소속팀 아틀레티코로 돌아온 뒤 같은 라리가 바르셀로나 임대를 선택했다.

아틀레티코와 극심한 불화를 겪언 펠릭스는 결국 주급의 90% 이상을 삭감하는 충격적인 조치를 통해 바르셀로나에 왔다. 그의 연봉은 5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그렇게라도 탈출하고 싶어서였을까. 펠릭스는 아틀레티코전 앞두고 원소속팀 형해 폭언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펠릭스는 "물론 난 바르셀로나 스타일을 선호한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라고 입을 연 뒤 "다른 모든 선수에게 물어보라.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더 많은 시간을 공격하는 데 쓰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게 답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며 아틀레티코를 맹공격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는 강한 수비를 바탕 삼아 역습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펠릭스를 이를 꼬집듯 "당연히 모든 선수들은 공격을 하고 싶어하고, 공을 더 소유하고 득점을 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친정팀이자 원소속팀과의 경기하는 감회는 숨기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내게 특별하다. 지난 4년간 아틀레티코는 내 집이었고 거기서 좋은 순간들도 있었다"며 "예전 동료들과 경기하는 건 언제나 특별하다. 그들과 다시 만나는 건 좋은 일이고,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기대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펠릭스 발언의 방점은 아틀레티코과 시메오네 감독에 대한 공격이었다. 안 그래도 아틀레티코 구단이 펠릭스에 대해 경고를 내린 와중에 이번 발언으로 펠릭스는 돌아갈 다리를 불태운 것으로 보인다.




펠릭스는 세리머니로도 부족해 경기 도중 원정팀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와 충돌했다.

충돌 후 쓰러진 펠릭스가 히메네스를 향해 "너, 나 때렸니?"고 도발하자 히메네스가 "싸우고 싶어?"라고 말하며 맞섰다. 아틀레티코 주장 코케가 "진정해. 그(펠릭스)는 너의 두 번째 옐로카드를 유도하고 있는 거야"라며 중재에 나서 일촉즉발의 사태가 간신히 진화됐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펠릭스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샐러리캡을 포함한 재정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펠릭스 이적에 완전히 합의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틀레티코 엔리케 세레소 회장은 경기 전 펠릭스가 바르셀로나로 가지 않아도 "아틀레티코를 위한 자리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영입하지 않으면 다시 데려오면 된다. 쉬운 결정"이라고 밝히는 등 펠릭스의 복귀 문이 열려 있다는 뜻을 밝히기는 했다.




다만 펠릭스의 원소속팀에 대해 적대적 발언에 대해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스페인 엘문도에 따르면 세레소 회장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직전 "펠릭스가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길 바란다. 바르셀로나 엠블럼에 키스하는 건 바르셀로나를 느낀다는 것"이라며 "물론 골을 넣으면 기뻐하는 게 정상이다. 우리와 맞대결에서 좋은 경기를 하거나 골 세리머니를 한다고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리머니하지 않는게 당연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다만 펠릭스가 친정팀을 존중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과격한 세리머니를 했기 때문에 아틀레티코 팬들은 이미 들끓고 있는 상태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이번 경기서 천금같은 1-0 승리를 거두고 승점 34를 기록, 아틀레티코(승점 31)를 4위로 밀어내고 3위를 탈환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지로나가 모두 승점 38로 각각 1, 2위에 오른 가운데 바르셀로나가 오는 11일 지로나를 이기고 리그 우승 경쟁에 다시 합류할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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