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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뛰어 넘은 '12K'..."페디는 완벽 회복" 강인권 자신감 이유 있었다 [PO1]

기사입력 2023.10.30 21:50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NC 다이노스 에이스 에릭 페디가 가을야구 무대에서 '20승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우려를 불식시키는 호투를 선보이며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페디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 NC의 9-5 대승을 견인했다.

페디는 게임 시작과 함께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말 김상수, 황재균으로 이뤄진 KT 테이블 세터를 모두 유격수 땅볼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페디는 정규리그에서 자신에 8타수 5안타 2홈런으로 강했던 앤서니 알포드도 압도했다.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깔끔하게 1회말 수비를 마쳤다.

페디는 2회말 괴력을 선보였다. 박병호-장성우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조용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올렸다. 

NC 타선은 페디의 호투에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화답했다. 1회초 제이슨 마틴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2회초 오영수의 솔로 홈런으로 2-0의 리드를 페디에 가져다줬다.

NC의 방망이는 3회초에도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두들겼다. 박건우의 1타점 2루타, 권희동의 1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4-0으로 만들고 페디가 편안한 피칭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페디는 3회말 첫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문상철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KT에 이날 게임 첫 피안타를 내줬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153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이 통타당했다. 이어 배정대를 내야 안타로 1루에 내보내면서 무사 1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페디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박경수를 삼진으로 잡은 뒤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황재균을 삼진 처리하고 3회말 수비를 끝냈다. 공격적인 피칭과 날카로운 구위를 바탕으로 KT의 추격 흐름을 끊어놨다.

NC 타자들도 페디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4회초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 박건우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권희동의 2타점 3루타를 묶어 8-1까지 달아났다.





페디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을 냈다. 4회말에는 KT가 자랑하는 중심 타선 알포드-박병호-장성우를 모두 삼진으로 막는 'K-K-K'를 기록했다. 5회말 2사 1·2루 고비에서는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페디는 6회말 KBO리그 플레이오프의 역사까지 새로 썼다. 선두타자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탈삼진 11개째를 기록하며 2020년 두산 크리스 플렉센, 1989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과 함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페디는 타이기록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알포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고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페디와 승부에서 세 차례 모두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페디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30경기 180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타이틀을 따내고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했다. 단일 시즌 20승과 200탈삼진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건 '국보급 투수' 선동열 이후 37년 만이었다.

정규리그에서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한 페디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선동열의 대기록을 넘어서고 KBO리그 역사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페디는 6회말 종료 3루 쪽 NC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더그아웃으로 귀환했다. 7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김영규와 교체돼 등판을 마쳤다.

페디는 이날 KT를 상대로 최고 구속 155km를 찍은 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주무기인 스위퍼,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곁들였다. 98개의 공을 효율적으로 뿌리며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1차전 데일리 MVP는 이견의 여지 없이 페디의 차지였다. 

페디는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한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타구에 어깨를 맞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 랜더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NC는 페디의 공백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SSG를 업셋(Upset)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페디의 구위와 몸 상태 회복이 관건이었다.

페디는 플레이오프 1차전 전까지 2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부상 여파로 실전 공백이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페디는 역시 페디였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그 피칭을 그대로 가을야구에서 똑같이 해냈다. 문상철에 내준 피홈런을 제외하면 모든 게 완벽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페디의 몸 상태는 완벽하게 회복이 됐다고 보여진다. 투구수는 딱히 정해놓은 건 없지만 상황에 따라 100구까지는 가능하다"며 "페디의 불펜 투구를 직접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40구 이상 던졌다는 건 거의 회복된 상태라고 본다. 컨디션은 썩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건 단순한 립서비스 아니었다.

NC는 페디의 쾌투 속에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8.1%를 잡았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2번의 KBO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25회였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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