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2.04 22:29 / 기사수정 2006.12.04 22:29
아니, 언제 공동 2위가 됐어?
[엑스포츠뉴스 = 이우람 기자] AG이후 프로농구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모비스의 상승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애초 탑에서 팀을 진두지휘하는 '기둥' 양동근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라인업에서 빠지 게 되자, 많은 모비스 팬들은 그 없이 15경기 가까이 치러야 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모비스는 그런 우려와 달리. 10개 팀 중 3번째로 10승을 달성하며, 어느새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선두 창원 LG에 반 게임 차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주위의 걱정과 달리, 다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모비스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앞서 말한 대로, 팀 기둥의 한 축인 양동근이 라인업에서 빠진 후, 모비스는 경기운영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3연패에 빠졌다. 모비스의 강점인 수비는 그렇다 치고, 공격에서 크리스 월리엄스와 함께 경기를 이끌어갈 리딩 역할을 맡을 마땅한 대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연패'라는 성장통을 거치고 난 후, 모비스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모비스의 상승세에는 신인 김학섭과 고참급 선수 우지원과 구병두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김학섭, '적응은 끝났다.'
유제학 감독의 경기 운영 특성상, 모비스는 가드 활용도가 무척 높은 팀이다. 양동근이 빠지면서, 많은 시간을 출장 받던 그의 플레이 타임은 기존의 하상윤과 '신인' 김학섭에게 나누어졌다. 이에 양동근이 신인 때 그랬듯이 김학섭에게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인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김학섭은 갑작스럽게 주전의 위치에서 팀을 이끄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원활하지 못한 기력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상대팀에서도 외곽슛이 약한 그를 이용해 크리스 월리엄스에게 더블팀을 붙이기가 일쑤였다. 김학섭 선수도 그러한 점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학섭은 그렇게 매 경기를 치르면서 나날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비스의 상승 곡선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탔다. 김학섭은 확실히 적응기를 마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를 읽는 능력이 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이 경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수비에서 결정적인 선방으로 모비스의 승리에 크게 한 몫 했다.
짠물 농구를 추구하는 모비스의 팀 컬러에 그의 활약이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김학섭은 "많이 부족하니, 열심히 뛰자고 각오를 다진 것이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우지원과 구병두 '힘들수록 고참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다.'
팀 내 최고참은 아니지만, 최근 모비스의 경기는 두 형님의 활약이 눈 부신다. 바로 73년생 우지원과 75년생 구병두의 활약이 바로 그것이다. 모비스를 이끄는 두 기둥이 양동근과 크리스 월리엄스, 그리고 김동우 등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면서 많은 시간을 출장 받지는 못했던 그들이었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쪘을 때, 우지원과 구병두는 코트 위에서 선전으로 모비스를 구해냈다.
우지원은 장기인 3점슛 외에 공격에서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터져줘야 할 때 나설 줄 아는 자신감과 골밑으로 적절히 띄어주는 로빙 패스는 잠시나마 윌리엄스에게 가중된 팀 리딩을 분담해줄 수 있었다.
공격에서 우지원이 나섰다면, 수비에서는 구병두가 힘을 보탰다. 프로농구 수비전문선수 중 하나인구병두는 모비스가 부진에 빠질 틈을 보이자, 스스로 몸을 던지는 활약으로 팀 내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구병두의 파이팅에 모비스는 특유의 벌떼 수비를 펼치면서 수비력이 살아났고, 차차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파른 모비스의 상승세, 이럴수록 '쉼 호흡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비스가 팀 공격에서 윌리엄스의 아이솔레이션에 많이 의존하는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윌리엄스가 이끄는 역할의 임무를 거의 전담하다시피 맡고 있는 건 알지만, 밸런스를 맞춰 줄 필요가 있을 듯 보인다.
다시 말해 윌리엄스를 너무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윌리엄스라도 40분 내내 경기력을 유지할 순 없는 법. 충분히 버지스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있다. 더구나 다른 팀 백인 용병과 달리, 버지스는 충분히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윌리엄스만큼은 아니지만, 김학섭을 비롯해 서서히 팀 내 가드들의 경기력도 많이 좋아졌으니, 충분히 해볼 직함 전술이다.
모비스가 최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나름의 과제도 남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모비스가 남은 이런 과제조차 무사히 소화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정규리그 우승도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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