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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이겨내고 나란히 2관왕…황선우-김우민 MVP 레이스 '뜨겁다'

기사입력 2023.10.17 00:22 / 기사수정 2023.10.17 00:2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식중독 변수마저 이겨낸 황선우(20·강원도청)가 사상 첫 전국체육대회 3회 연속 MVP에 바짝 다가섰다.

남자 수영 일반부에서 2관왕에 오르며 목표인 5관왕을 위해 순항했다.

황선우는 16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72로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에서 올해부터 다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이호준(22·대구시청)이 1분45초96으로 들어왔는데 불과 0.24초 차이로 누르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지난달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같은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자유형 단거리의 세계적인 강자인데, 최근 선배 이호준이 기록을 무섭게 단축하면서 이날 레이스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뤄졌다.

예선에서 1분51초30을 기록하며 몸 풀듯 결승에 진출한 황선우는 결승에선 초반에 앞서나가다가 막판 이호준에 추격을 허용했으나 1위를 빼앗기진 않았다.



황선우는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3월 국가대표 선발전, 7월 세계선수권대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강행군을 소화헸기 때문이다. 불과 20일 만에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를 또 치른 셈이 됐다. 게다가 전국체전 직전 소속팀인 강원도청 선수들이 단체로 식중독을 겪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황선우는 악전고투하며 금메달 만큼은 사수했다. 이번 결승 기록은 자신이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우승하며 세웠던 한국 기록(1분44초40)에 1.32초 뒤져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세계 톱클래스다운 레이스였다.

황선우 외에 이호준도 1분45초96을 기록, 1분46초 안으로 들어오면서 은메달을 땄는데 둘의 이번 전국체전 결승 기록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 대입해도 준결승에서 상위 8명 안에 둘 다 들어 결승에 오를 수 있을 만큼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황선우는 앞서 15일 열린 남자 일반부 계영 800m에서 김우민, 양재훈 등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을 획득, 아시안게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 따낸 멤버들 중 일부와 호흡하며 우승했다. 이어 16일엔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번 대회 목표인 5관왕을 향해 나아갔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앞선 두 종목 외에 남자 자유형 100m와 남자 계영 400m, 남자 혼계영 400m에 나서 총 5개의 금메달을 도전한다. 전부 우승해 5관왕에 등극하면 2021년과 지난해 각각 5관왕과 4관왕에 오르면서 함께 거머쥐었던 전국체전 MVP를 올해까지 늘려 3회 연속 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지난 두 대회와 달리 이번엔 강력한 라이벌이 생겼다는 게 다른 점이다.

바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빛나는 한국 수영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황선우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와 자유형 800m, 계영 800m 등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면서 대회 한국 선수단 MVP를 거머쥐었던 김우민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황선우와 똑같이 5관왕을 겨냥한다.



남자 계영 400m와 계영 800m, 혼계영 400m에서 황선우와 한 팀을 이뤄 금메달을 조준하는 것은 똑같고 개인 종목으로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 뛰어드는데 이미 자유형 1500m에선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 남자 계영 800m도 황선우와 함께 우승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3종목을 통해 역시 5관왕을 노린다.

둘이 함께 속한 강원도청팀이 거의 남자 자유형 국가대표팀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고 있어 계영 3종목은 부정 출발 등의 이슈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석권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미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 하나씩 획득한 상태에서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해야 하는데 두 종목 모두 각각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어 무난히 우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둘이 이번 대회에서 내는 기록이나 화제 등으로 MVP 주인공이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일각에선 이번 대회 남자 접영 50m에서 한국 신기록을 또 세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백인철도 충분히 MVP 리스트에 오를 만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황선우와 김우민은 모두 5관왕 욕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MVP 타이틀에 대한 집안 싸움 분위기는 자제하고 있다. 서로 누가 MVP를 타도 축하해주겠다는 태도다. 그야말로 한국 수영 대들보들의 역영에 전국체전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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