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스라엘 출신 동료가 있음에도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섰던 바이에른 뮌헨 라이트백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결국 사과했다.
마즈라위는 지난 14일(한국시간) 개인 SNS에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 사진과 함께 "알라는 악을 행하는 사람들의 행위에 무관심하지 않다. 공포에 질려 눈이 머는 순간까지 그들을 벌할 것"이라는 코란의 한 구절을 게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무력 충돌이 대규모 전쟁을 번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악'으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것이다.
문제는 뮌헨에 이스라엘 출신 골키퍼가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다니엘 페레츠는 지난해 이스라엘 국가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른 선수로 지난 여름 이스라엘 명문 텔 아비브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이 큰 피해를 입은 후 슬픔을 겪은 페레츠는 SNS에 "내 마음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한다. 힘내고 몸 조심하시길. 우린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고 올렸다.
하지만 뒤이어 마즈라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면서 팀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독일 빌트는 "마즈라위가 올린 글은 뮌헨 내부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마즈라위는 이스라엘 출신 동료가 있음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즈라위의 게시글은 페레츠를 더욱 슬프게 할 것"이라고 뮌헨이 내부 분열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독일이 발칵 뒤집혔다. 독일 정치인 요하네스 슈타이니거는 "나치에 의해 유대인 클럽으로 불렸던 뮌헨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뮌헨은 즉시 마즈라위를 방출해야 한다. 또한 모든 국가적 수단을 동원해 독일에서 그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마즈라위가 고개를 숙였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마즈라위는 "먼저 내 입장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 뒤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내 입장은 이 세상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일하겠다는 것"이라며 "난 모든 종류의 테러리즘, 증오, 폭력 행위에 항상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군가를 모욕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싶다"며 팔레스타인 지지글이 팀 동료 페레츠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전면 봉쇄에 나섰다. 이에 어린이, 여성 등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등 가자지구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는 2천670명, 부상자는 9천600명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 1천500여명을 더하면 총 4천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뮌헨은 아직 마즈라위 발언에 대해 구단 차원의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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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