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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 '체질' 공룡 거포 유격수…"나도 모르게 더 집중한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7 08:15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류중일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결단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김주원(NC)이 중국 항저우에서 거포 본능을 뽐내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에 큰 힘을 받게 됐다.

한국은 6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 라운드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8-1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5일 일본과의 슈퍼 라운드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중국까지 제압하고 금메달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7일 저녁 7시(한국시간)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이날 1회초 2사 1·2루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문보경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이 무산됐다. 자칫 초반 흐름이 꼬일 수 있던 상황에서 김주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7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김주원은 한국이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1루 찬스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중국 선발투수 왕웨이이를 무너뜨리는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김주원은 지난 4일 태국과 조별리그 3차전 솔로 홈런에 이어 또 한 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번 대회에서만 한국 대표팀 내 가장 많은 2개의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은 김주원의 홈런이 터진 뒤 기세가 크게 올랐다. 2회초 최지훈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빠르게 추가점을 얻었다. 3회초 강백호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면서 4-0의 리드를 잡고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김주원은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류중일 감독은 중국전 승리 직후 "경기 초반 터진 김주원의 2점 홈런이 아주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3년차인 김주원은 지난해 96경기 타율 0.223(273타수 61안타) 10홈런 47타점 10도루로 차세대 호타준족 유격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전 120경기에서 10홈런을 쏘아 올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당초 류중일호의 주전 유격수는 프로 7년차 박성한(SSG)이었다. 박성한도 성인 국가대표팀 선발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처음이었지만 지난해 소속팀 SSG의 KBO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큰 경기 경험에서 김주원에 앞섰다.

올 시즌 정규리그 타격 지표도 박성한이 앞섰다. 박성한은 타율 0.270(441타수 119안타) 9홈런 47타점 OPS 0.725, 김주원은 타율 0.229(380타수 87안타) 10홈런 51타점 15도루 OPS 0.666이었다. 

수비력 역시 박성한이 김주원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명 유격수' 출신인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후 훈련과 연습경기를 거쳐 지난 1일 홍콩과 조별리그 1차전, 대만과 조별리그 2차전에 박성한을 선발 유격수로 기용했다. 김주원의 경험 부족도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박성한의 최근 타격감이 완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지난 3일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김주원에게 선발 유격수 자리를 맡겼다. 김주원은 일단 타격에서 화끈한 장타로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류중일 감독은 태국전을 마치고 슈퍼 라운드에서 김주원의 선발 유격수 기용을 시사했던 가운데 현재까지는 빠른 결단이 한국의 금메달 도전에 큰 힘이 되는 모양새다. 

김주원은 중국전 종료 후 "국제대회에서 홈런을 치니까 더 기분이 좋고 신기했다"고 웃은 뒤 "컨디션은 항상 최상이다. 안 좋아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단기전이고 매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하게 된다"며 "아직까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항상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는 하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은 운이 따라주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국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기 시작한 1998 방콕 대회부터 2002 부산,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총 5개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4회 연속 우승의 역사를 쓰게 된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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