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KIA 구단은 25일 "최형우 선수는 추가 검진 없이 내일(26일)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선한병원에서 쇄골 고정술 예정이다"라며 "진단명은 좌측 쇄골 분쇄골절 및 견쇄관절 손상으로, 재활까지 약 4개월이 소요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형우는 2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KT 선발 고영표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쳤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2루수 박경수가 한 번에 잡지 못했다. 그 사이 전력질주를 시도한 최형우는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형우가 1루를 밟는 과정에서 박경수의 송구를 받으려던 1루수 박병호와 충돌하면서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통증 때문에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최형우는 구급차가 그라운드로 들어온 뒤 구장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진행했다.
최형우는 왼쪽 쇄골 골절 소견을 받았고, 당초 25일 재검진을 통해서 구체적인 상태를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IA 구단과 최형우는 추가 검진 없이 쇄골 고정술을 진행하기로 했고, 그러면서 최형우의 2023시즌에 마침표가 찍혔다.
올 시즌 121경기에 출전한 최형우는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OPS 0.887(25일 기준)를 기록하면서 타점(5위)과 홈런(공동 9위) 등 각종 개인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할대 타율에 머무르면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면서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보탰다.
6~7월 잠시 주춤했던 최형우는 8월에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능력을 발휘하며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9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대타 만루홈런으로 홈 팬들을 열광케 하기도 했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최형우는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선수단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팀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연패에 빠지는 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또한 젊은 야수들은 그의 조언을 들으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최형우는 9일 LG전이 끝난 뒤 "팀 내에서 최고참의 위치에 있는데, 선수들에게 야구에 대한 조언을 하기보다는 파이팅을 내면서 더그아웃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라며 "후배 선수들도 어느 정도 본인들의 야구관이 정립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의 내 역할은 그 정도인 것 같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후배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적도 따라올 것이고, 가을야구도 더 높은 순위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최형우와 KIA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10개 구단 중에서 경기 수가 가장 많이 남은 KIA는 잔여경기 일정이 발표된 이후에도 5경기가 우천으로 재편성되면서 10월 중순까지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내야수 박찬호가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운 상태로, 외야수 나성범은 19일 LG와의 홈경기를 치르던 중 주루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우측 햄스트링 손상 진단과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
주전 야수가 대거 빠진 KIA로선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20경기를 치러야 한다. 당장 오는 27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가 KIA를 기다리고 있고, 다음달 4일에는 수원 원정에서 KT와의 더블헤더가 예정돼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최원준과 더불어 나성범과 최형우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비롯해 이창진, 고종욱 등 기존 외야수들의 부담감이 커졌다. 6위까지 추락한 가운데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KIA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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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