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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황선우의 깨끗한 패배 인정…"판잔러 엄청나, 난 더 노력 필요" [항저우 라이브]

기사입력 2023.09.24 22:40 / 기사수정 2023.09.24 22:45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가 생애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첫 날 메달을 따냈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등 향후 레이스를 기약했다.

황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04를 기록, 8명의 출전 선수 중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수확했다.

황선우는 결승에서 5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예선에서 전체 7위를 기록한 이호준(22·대구시청)은 1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우승 후보 판잔러는 3번, 왕하오위는 4번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퉜다.

황선우는 막판 스퍼트를 통해 판잔러를 따라잡는다는 게 계획이었으나 판잔러가 너무 빨랐다. 황선우가 23초23으로 50m 구간 터치 패드를 찍으면서 3위에 올랐으나 판잔러는 22초45로 통과해 황선우보다 0.78초나 빨랐다. 판잔러는 46초97의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고 우승했다. 역시 중국의 왕하오위가 48초02로 은메달 주인공이 됐다.



황선우는 이날 오전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6조에 출전했다. 48초54의 기록으로 조 1위를 기록한 황선우는 44명이 나선 100m 예선 전체 2위에 오르며 예선 상위 8명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여유 있게 손에 넣었다. 

예선에서 판잔러를 앞선 것도 의미가 있었다. 판잔러는 48초66으로 6조 2위, 전체 공동 3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자유형 100m 예선 1위는 중국 수영의 라이징 스타 왕하오위였다. 왕하오위는 48초13으로 터치 패드를 찍으면서 선배 판잔러와 황선우를 긴장시켰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예선에서 전력을 쏟지 않고 힘을 비축하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첫 50m 구간에서 23초48을 기록, 자신이 이 종목 최고 기록을 작성한 2021년 도쿄 올림픽 준결승(47초56) 당시 첫 50m에서 23초17과 비교하면 페이스가 빠르지 않았다.

올해 7월 열린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예선에서도 첫 50m를 23초29로 터치 패드를 찍었던 점을 감안하면 초반 페이스가 다소 더디게 보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예선 때 온 힘을 다 쓰자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 예선 기록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때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결승에서 100% 힘을 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유형 100m가 주 종목인 판잔러, 왕하오위가 초반 50m에 강한 만큼 황선우는 초반보다 마지막 50m에서 속도를 끌어올려 최대한 기록을 단축하는 전략을 세운 듯 보였다.



그러나 판잔러는 황선우의 추격 자체를 원천 봉쇄했다. 초반부터 어마어마한 속도로 자유형 100m 결승전 레이스를 주도했고 역전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아시아 선수로는 이 종목에서 처음으로 46초대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중국 단거리 수영의 에이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황선우는 판잔러와 격차가 벌이진 이후 결승전 레이스 막판 왕하오위와 2위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왕하오위에 0.02초 차이로 뒤지면서 아시안게임 첫 메달로 동메달을 받아들였다. 함께 역영한 이호준은 48초68로 자유형 100m 개인 최고 기록과 함께 4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

황선우는 결승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일단 내 아시안게임 첫 무대에서 동메달을 따게 되어 기쁘다"며 "오늘 자유형 100m에서 기록이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남아 있는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에 더욱더 집중해서 좋은 기록을 보여드리고 싶다. 100m의 아쉬움을 다른 레이스에서 털어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이벌 판잔러의 금메달과 아시아 신기록 작성에는 아낌없는 축하와 경외심 가득한 메시지를 보냈다. 선의의 경쟁자로서 판잔러가 이룩한 업적의 크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선우는 "판잔러 선수와 레인이 떨어져 있어서 (앞서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내 옆 레인이었던 왕하오위만 보였다"며 "판잔러 선수가 자유형 100m에서 46초대 엄청난 기록을 찍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나도 (판잔러의 기록을) 따라가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내 자유형 100m 결승 기록이 계속 아쉬움이 남는데 남은 종목들에서 내 기량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계영 800m는 대표팀 동료들과 많은 준비를 했다. 잘 집중하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록 황선우가 원했던 메달 색깔은 아니었지만 아시안게임 첫날부터 시상대에 오른 건 의미가 크다. 오는 25일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의 단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힘찬 도전을 이어간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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