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이 전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의 상승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가오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로 응원하겠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1일 오전 4시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홈 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치른다. 케인은 20일 열린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뮌헨 대표 선수로 나와 입을 열었다.
뮌헨-맨유 경기를 위한 회견이었으나 맨유가 토트넘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구단이다보니 토트넘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취재진이 토트넘의 현 상승세에 관해 물었고 케인이 답했다. 케인은 "토트넘은 지금까지 쭉 지켜봐온 팀이고 앞으로도 남은 인생에서도 쭉 지켜볼 것"이라며 전 소속팀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드러냈다. 이어 "토트넘이 잘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기쁘다"며 "팬들도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것 같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가오는 큰 경기(아스널과의 더비 경기)에서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며 마무리했다.
토트넘, 리버풀, 아스널은 현재 모두 5경기 4승 1무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5전 전승)에 이은 프리미어리그 2위 다툼을 하고 있다. 오는 24일 토트넘과 아스널의 더비 매치 관심도가 굉장히 고조되는 상황이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유소년부터 뛴 '성골 유스'다.
11살부터 지난 여름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뛰어오며 통산 430경기 278골에 성공했다. 약 124분마다 한 골씩 넣은 셈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역대 최다 득점 2위(218골)에 올라있다. 1위는 뉴캐슬의 레전드이자 축구 전문가로 활동중인 앨런 시어러(260골)다.
그러나 지난 여름, 나고 자란 잉글랜드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유럽 축구에서 손꼽히는 강자 뮌헨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이다. 토트넘 1군에서 10년 넘게 뛰었음에도 변변 찮은 공식대회 우승컵이 없다보니 계약 만료 1년 앞두고 진로를 고민했고 마침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뮌헨으로 가게 됐다.
토트넘 명실상부한 레전드 반열에 오른 케인은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토트넘 팬들에게 개인 SNS로 감사인사를 남기는 영상을 찍어서 업로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전 인터뷰에서 "뮌헨은 우승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는 팀"이라며 "토트넘에선 몇 경기 지더라도 '재앙'은 아니었다"고 밝혀 토트넘 팬들의 공분을 샀다. 20년의 세월동안 같이 한 클럽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팀과 비교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만 해당 인터뷰 이후 케인은 토트넘의 이번 시즌 상승세에 대해 "출발이 좋고 대단하다"며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고 이번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밖에 케인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승 3패에 그치고 있는 맨유의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홈에서 치르는 경기이니만큼 이겨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뛸 것이지만 방심해선 안된다"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또한 잉글랜드에서 감독 생활(첼시)을 해본 경험이 있는 현 뮌헨 감독 토마스 투헬과 궁합이 맞느냐는 질문엔 "(투헬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 신입생이라고 특별대우를 받지도 않기 때문에 (오히려) 나와 그의 사이는 좋다"고 답했다. 또한 투헬의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전술이나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성장할 여지가 아직도 남아 있다"며 투헬의 지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투헬 감독은 첼시 시절 마련한 런던 집에 케인을 초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 뮌헨의 잉글랜드 대표팀 대형 공격수 영입에 많은 공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도 그런 투헬 감독의 정성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화답했다
케인은 이번 여름 토트넘에게 1억 유로(약 146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를 넘겨주며 뮌헨으로 향했다.
그러나 20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오프라인 팬 포럼에서 "케인의 계약에는 바이백조항(일정 금액으로 다시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는 '폭탄 발언'으로 인해 토트넘으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친정팀에 대한 여러 설화에 휩싸인 케인이 프리미어리그 구단 맨유전에서 어떤 모습으로 잉글랜드 팬들에게 인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