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시즌 내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준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9월 들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고영표는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4-11 패배로 시즌 7패째를 떠안은 고영표는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6실점)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고영표가 2경기 연속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도, 6점을 헌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2점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그의 평균자책점은 1일 2.74까지 치솟았고, 7일 경기가 끝난 뒤 2.99까지 상승했다.
이날 고영표는 1회초에 이어 2회초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면서 순항하다가 3회초부터 삐걱거렸다. 1사에서 문성주에게 2루타를 맞았고, 박해민에게 내야안타와 도루를 헌납하면서 1사 2·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로 고영표의 무실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고영표는 4회초에도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안타를 맞았다. 문보경의 안타와 도루 이후 오지환의 1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줬고, 1사 1루에서는 박동원의 안타와 오지환의 도루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결국 문성주의 1루수 땅볼 때 3루주자 오지환의 득점으로 고영표의 실점이 더 불어났다.
5회초 무실점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고영표는 6회초 오지환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겨우 6회초를 매듭지었지만, 패전 위기에 몰린 상태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고영표를 괴롭혔던 건 따로 있었다. 바로 LG의 기동력이다. 고영표는 무려 5개의 도루를 헌납할 정도로 'LG표 뛰는 야구'에 확실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고영표-장성우 배터리는 물론이고 KT 내야진이 경기 내내 LG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향후 고영표가 남은 시즌, 더 나아가 큰 경기를 치르는 데 있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명확하게 나타난 셈이다.
고영표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현재 KT는 소형준과 엄상백, 부상으로 이탈한 토종 투수 두 명이 빠진 상태로 선발진을 꾸리고 있다. 6월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덕분에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잔여 경기 일정을 앞둔 KT로선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에이스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진다면 KT의 2위 수성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주중 3연전 스윕승으로 3위까지 치고 올라온 NC 다이노스와 KT의 격차는 1.5경기 차에 불과하다. 9월 2경기를 통해서 과제를 확인한 고영표가 위용을 되찾으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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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