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57

[F1] F1 엔딩곡을 독일 국가로 만든 페텔

기사입력 2011.06.28 07:19 / 기사수정 2011.06.28 07:19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2011 F1 8전 가운데 6승을 거둔 세바스티안 페텔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유럽그랑프리까지 차지하며 자신과 다른 드라이버들을 ‘신’과 ‘인간계’로 구분했다. 말 그대로 독보적인 질주를 하고 있다. 매번 F1 중계에서는 시상대에 선 페텔의 웃음이 있었고 그랑프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국가 연주에는 항상 독일국가(정식명칭: 독일인의 노래)만이 울려퍼졌다.
 

<사진: 페텔의 유럽GP 우승을 알리는 기사 (출처:ESPN F-1)>

슈마허 이후 ‘엔딩곡=독일 국가' 공식 성립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 당시 F1은 미하엘 슈마허 이외에는 큰 적수가 없었다. 총 89번의 우승을 기록한 슈마허는 전 세계 F1팬들에게 독일 국가를 들려주며 'F1 엔딩곡=독일국가'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슈마허 은퇴 이후 페텔은 아예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슈마허가 정립한 공식을 재차 입증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정비 불량으로 인한 상하이 그랑프리 2위, 세이프티카 등장으로 차이를 벌리지 못한 캐나다 그랑프리 2위를 제외하곤 모두 1등 시상대 자리에 올라섰다.

무엇보다 6번의 승리 모두 '폴투윈(예선,본선 1위)'이었다는 것이 인상깊다. 이밖에 예선에도 모두 폴포지션을 따낸 페텔이다. 올 시즌 드라이버들 중 페텔 앞에서 출발한 드라이버는 단 한명도 없다.
 

<사진: 페텔의 올 시즌 우승 기록 (출처:F-1공식홈페이지)>

언론은 이제 페텔의 독주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SPN F1은 “누가 2위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1위는 페텔 차지임을 단정지었다. 
 
총 19전으로 치뤄지는 그랑프리 가운데 8번 중 6번을 우승한 페텔이기 때문에 산술상 다른 드라이버들의 우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 정황을 살펴봤을 때 앞으로도 독일 국가를 계속 듣게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페텔은 왜 혼자 달리는가?

전문가들은 페텔의 강점으로 3가지를 꼽는다. ESPN F1은 시즌의 1/3이 지난 리뷰를 통해, 첫째 새로운 타이어 적용에 완벽한 머신 개발, 둘째 피트크루의 완벽함, 셋째 드라이버 페텔의 천재성을 꼽고 있다.

올시즌 레드불의 머신 RB7은 맥라렌의 직선코스 중심, 페라리의 순간 가속 스피드 중심과 달리 공기 역학 중심으로 개발을 했다. 즉 머신이 달릴 때 받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했다는 것인데 레드불 머신은 올 시즌 공식 타이어가 된 피렐리 타이어를 수천개나 부수고 태우고 하며 완벽한 머신 몸체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DRS(머신날개 변형 시스템으로서 지정된 구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주로 가속시 날개 변형을 통해 공기저항을 줄이는 시스템)를 완벽히 개발해내 새로운 타이어에 맞는 맞춤형 머신을 만들어냈다.
 
타팀과 다른 곳에 초첨을 두고 개발한 레드불 기술팀의 면면을 보면 독특하다. 다른 팀과 달리 기술팀 구성 인원이 물리학 혹은 역학 관련 전공자들로서, 특히 치프인 아드리안 뉴웨이는 열역학(공기역학의 일종) 박사 출신으로 이 분야의 대가다.

두 번째는 피트크루의 완벽함이다. 레이스당 팀간 평균 피트스톱 시간은 5.2~5.8 수준을 보여준다. 레드불의 피트크루는 늦어야 5.2 빠르면 4.7 수준까지 기록하는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피트스톱의 차이는 피트라인 타임(피트 진입부터 레이스 복귀까지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페텔의 천재성이다. 대부분 선수가 그렇지만 페텔은 6살 때부터 카트에 몸을 실었다. 단계별 레이스를 거치면서 그가 남다름을 보여준 것은 높은 코스 적응력과 중력에 견디는 굳건한 신체였다. 몸으로 익힌 레이스 감각은 좀처럼 루즈타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다.
 
엔딩곡=독일국가의 역사

최근 10년 동안 184번의 그랑프리에서 독일 드라이버들이 우승한 횟수는 72번. 바로 슈마허와 그의 동생 랄프, 그리고 페텔이 이룬 것들이다. 이밖에 호주, 영국, 핀란드, 스페인, 브라질, 이탈리아 드라이버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한 국가는 스페인이다. 
 

<사진: 슈마허의 2004 시즌 우승 기록(출처:F-1공식홈페이지)>

독일 출신 드라이버가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시즌은 2004년이며 슈마허가 18번의 그랑프리 중 13번의 우승을 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F1 역사상 최고 승률이다. 다만 현재 추세로 봤을 때 올 시즌 페텔이 슈마허의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독일인들이 축구와 더불어 자부심을 가지는 스포츠인 F1에서 페텔의 존재는 각별하다. 이대로라면 독일 국가를 F1 공식 주제가로 만들어버릴 기세다. 아울러 자동차 강국 독일세의 위력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 시즌 F1에 참가한 24명 드라이버들의 국적은 모두 12개국이며 독일 출신 드라이버는 6명이다.


서영원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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