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의 팀 내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공격력은 물론 외야 수비에서까지 '낙제점'을 받으면서 후반기 잔여 시즌 충분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1차전 우천취소에 앞서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김태연(지명타자)-문현빈(2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최재훈(포수)-장진혁(중견수)-유로결(좌익수)-이도윤(유격수)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들고 나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수비 안정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타선 침체에 내외야 수비까지 흔들린 부분이 6연패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건 윌리엄스의 선발 제외다. 지난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벤치만 지키다 대전으로 돌아온 가운데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원호 감독은 "현재 윌리엄스는 타격도 안 좋고 외야 수비도 우리의 평가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며 "타격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지명타자 혹은 게임 후반 장타를 기대하는 상황에 대타로 나가는 쪽을 생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함께 시작했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개막 후 22경기 타율 0.125(80타수 10안타) 8타점 OPS 0.337이라는 최악의 부진을 보이자 방출의 결단을 내렸다. 윌리엄스를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해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윌리엄스의 KBO리그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6월 3경기에서 11타수 3안타(2루타 2개) 1홈런 3타점으로 준수한 기록을 거두면서 한화가 바라던 거포 외국인 타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7월 15경기에서 타율 0.175(63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 OPS 0.442로 주춤하더니 8월에도 18경기 타율 0.257(63타수 11안타) 2홈런 10타점 OPS 0.660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한화가 최근 6연패에 빠졌던 기간에는 18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침묵했다. 선구안도 컨택도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장타력도 어느 하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실패했다.
한화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한 채 올 시즌을 마칠 게 유력하다.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유의미한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공수에서 '1인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윌리엄스에게 마냥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원호 감독은 "타격감도 안 좋고 수비력도 좋지 않은 윌리엄스를 선발 출전 야수로 쓰기는 어렵다"며 "타격, 수비 둘 중 하나라도 좋아야 선발로 뛸 수 있다. 오늘(29일)도 스타팅에서 빠진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6연패에 빠져 있는데 윌리엄스가 좋은 상태라면 안 쓸 이유가 없다"며 "지금 윌리엄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 못 쓰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