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26 11:17 / 기사수정 2011.06.26 11:17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사람의 인생사, 정말 누구도 알 수 없다.
26일 현재 8개 구단 외국인 타자는 총 3명이다. 가르시아(한화)가 전격 컴백하면서 그렇게 됐다. 하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국야구에 발을 담근 선수는 오직 알드리지(넥센)와 가코(삼성)뿐이다. 둘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처지를 겪어오다가 최근 급격하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 적응력 미흡
알드리지는 26일 현재 타율 0.250 9홈런 39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0.279이고 결승타도 3차례뿐이었다. 빈약한 넥센 타선에 이렇다 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가코도 58경기 출장 타율 0.243 1홈런 28타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에는 알드리지보다 더 많은 적시타를 날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이 반감됐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타자가 아직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건 그만큼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증거다.
실제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가코는 4월 타율 0.266 14타점이었지만 5월에는 0.243 9타점, 6월에는 0.194 5타점이었다. 알드리지도 4월 타율 0.233 3홈런 13타점이었지만 5월에는 타율 0.235 1홈런 12타점으로 4월과 비슷한 성적이었다. 어퍼스윙이 되지 않는 가코는 상대의 높은 코스 공략에 속수무책이었고, 몸쪽 코스에 약점을 보인 알드리지는 배터리의 볼배합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계를 보였다. 붙어야 할 타자와 투수가 한정적인 국내 리그의 현실상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한국야구의 전략에 익숙치 않은 두 외국인 타자가 겪는 어려움은 결국 스스로 일찌감치 극복해야 할 문제였다.
▲ 희비 쌍곡선
그런데 비슷한 처지의 두 외국인 타자가 6월 들어 점차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월들어 성적이 급전직하했던 가코는 6월 들어 팀 타선의 호조 속에서도 홀로 다운 사이클을 그리며 추락했다. 류중일 감독도 급기야 '나믿가믿'을 접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 경우에 따라서는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최근 2군서 베팅 훈련을 하다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2군서 류 감독에게 시위할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잔인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류 감독은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여부에 대해 얘기하며 사실상 가코를 퇴출 선상에 놓은 모습이다.
그러나 알드리지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대반격을 일궈내고 있다. 사실 알드리지는 가코와 달리 5월 성적이 4월에 비해 그리 처지지 않았다. 다만, 반격을 하지 못했을 뿐이었는데, 6월 들어 약속이나 한듯 뜨거운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베테랑 이숭용 송지만의 1군 말소 이후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아 김시진 감독의 기대에 부흥하고 있다. 알드리지의 6월 성적은 타율 0.292 6홈런 14타점이다. 홈런과 타점은 이미 4,5월을 넘어섰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4일 삼성과 넥센이 대구에서 만났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가코는 전열에서 이탈했고 알드리지는 4번 타자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중 5경기서 멀티히트 행진이다. 잡아당기는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코스로 볼을 보내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역시 가코의 1군 말소 후 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나머지 선수들이 깔끔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부상으로 수도 있는 가코만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외국인 타자의 엇갈린 희비, 시즌 후 웃게 될 팀은 어느 팀일까.
[사진=알드리지 가코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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