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워 영광스럽지만 그래도 (강) 민호 형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는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 역대 15번째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8일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2주 만에 돌아온 그라운드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팀도 6-1 승리와 함께 단독 5위 자리를 지키면서 기분 좋게 한주를 시작했다.
양의지는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기 전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를 언급했다.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2015 WBSC 프리미어12, 2021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의 안방을 함께 지켰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야구를 오래 하면서 베테랑이 되면서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기록이 쌓였다"며 "정말 영광스럽지만 그래도 (강) 민호 형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조금이라도 따라간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민호, 양의지는 2010년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포수 투톱이다. 1985년생인 강민호는 롯데에서 데뷔한 이후 2006년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7 시즌 종료 후 현 소속팀 삼성으로 이적했고 현재도 라이온즈의 대체 불가 포수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KBO리그 포수 역사에서 강민호를 빼놓고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올 시즌 1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박경완(현 LG 1군 배터리코치)이 가지고 있던 포수 최다 홈런 기록(314)을 갈아치웠다. 23일 현재까지 통산 317 홈런을 기록하며 담장을 넘길 때마다 신기록을 작성 중이다.
양의지에게 강민호의 존재는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다. 기록은 물론 포수로서의 능력, 팀을 아우르는 리더십까지 본받을 게 많다는 입장이다.
신인왕,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7회·김동수와 공동 1위), 한국시리즈 우승 3회, 한국시리즈 MVP 2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왔지만 강민호는 여전히 자신에게 큰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의지는 올 시즌 현재 통산 238홈런으로 강민호와는 통산 홈런 숫자에서 차이가 크. 다만 두산과 오는 2028년까지 계약기간 4+2년, 총액 152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상태라 KBO 포수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
양의지는 "민호 형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는 건 정말 100% 진심이다.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성격도 민호 형처럼 되고 싶다"며 "사석에서도 야구 얘기도 많이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민호 형을 목표로 하니까 나도 이렇게 오래오래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민호 형의 성격을 따라가기도 누적 기록을 깨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래도 (포수 기록으로) 2등은 해보고 싶다. 민호 형이 제일 부러운 건 포수로서 2000경기 넘게 뛰면서도 건강하게 아직도 포수로 뛰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존경스럽고 나도 민호 형처럼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입담도 뽐냈다. 강민호를 따라가거나 넘어서고 싶은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민호 형보다 계약 기간이 조금 더 길기 때문에 선수 생활은 더 오래 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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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