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간판타자 양의지가 부상 회복 후 복귀전에서 팬들에게 짜릿한 홈런포를 선물했다. 양의지 스스로도 그라운드로 돌아오자마자 짜릿한 손맛을 보면서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두산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12차전에서 6-1로 이겼다. 시즌 51승 51패 1무로 다시 5할 승률을 맞추고 기분 좋게 한주를 시작했다.
단독 5위 자리도 지켜냈다. 승률에서 뒤져 있던 6위 KIA 타이거즈가 2위 KT 위즈에 역전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KIA와 격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수확은 또 있었다. 2주 만에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양의지가 복귀전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순위 싸움에 큰 힘을 얻게 됐다.
양의지는 두산이 5-0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환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대타 양의지'가 호명되자마자 3루 쪽 두산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양의지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멋진 한방으로 화답했다. 원 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키움 좌완 윤석원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스코어를 6-0으로 만들었다.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 2014년부터 이어온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10 시즌으로 늘렸다. 41년이 넘는 리그 역사상 단 14명만 달성했던 대기록에 양의지의 이름이 추가 됐다.
양의지는 경기 후 "오랜만에 게임에 나가서 긴장도 됐는데 선발투수 알칸타라와 타자들이 잘해줘서 기분 좋게 이겼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며 "몸 상태는 거의 다 회복된 것 같다. 부상 회복 후 실전을 치르지 않고 와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이번 주말부터 선발로 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타석에 들어설 때 팬들의 환호성이 정말 커서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웃은 뒤 "10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이날 게임 전까지 올 시즌 87경기 타율 0.323(291타수 94안타) 9홈런 44타점 OPS 0.906으로 두산 타선을 이끌었다. 기복 없이 꾸준히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순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 8일 옆구리 근육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의 부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과감히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휴식을 부여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빠진 기간 동안 10경기에서 3승 7패로 고전했다. 특히 공격력 약화를 절감하면서 상위권 그룹과 격차가 적지 않게 벌어졌다.
양의지는 일단 "(내가 빠진 동안) 선수들이 잘 싸우다가 안 좋게 지는 경기도 많았는데 그래도 어린 친구들이 많이 강해졌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산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40게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진짜 승부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 감독님이 남은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더는 무너지지 않게 베테랑들과 동생들을 잘 이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한번의 스윙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양의지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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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