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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없어야...작은 마을 와줬는데" 미트윌란 팬, 한국인 인종차별에 분노→구단도 곧바로 '1년 금지' 대응

기사입력 2023.08.21 19:07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미트윌란이 한국인에 대한 일부 팬들의 인종차별에 대해 곧바로 징계 절차를 진행한 가운데, 현지 팬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트윌란은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8일 MCH 아레나 앞에 있는 팬 존에서 한국인 팬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라며 "이후 우리는 인종차별을 한 2명의 관중에게 격리 조치를 주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트윌란은 지난 18일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키프로스 클럽 AC오모니아와 2023/24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3차 예선 2차전을 가졌다. 지난 1차전에서 0-1로 패했기에 미트윌란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조규성은 선발로 출전해 팀의 선제골을 안겼다. 조규성은 전반 27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며, 자신의 첫 유럽대항전 득점을 신고했다. 이후 미트윌란은 5-1 대승을 거두며 오모니아를 제치고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두 팀간의 경기에서 미트윌란이 웃었음에도 경기장을 찾아온 한국 팬들은 웃을 수 없었다. 바로 일부 현지 팬들의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SNS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현지팬으로 추정된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 한국 팬들을 향해 검지로 두 눈을 옆으로 찢는 동작을 취했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해 아시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눈이 작다는 걸 조롱하기 위한 행동으로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행위에 속한다. 이미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 주요 리그에서도 이러한 행동에 대해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도 손흥민에게 해당 행위를 했던 크리스털 팰리스 팬이 구단 출입 금지 조치를 받았다.




미트윌란은 곧바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차별을 한 관중에 대한 징계를 발표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구단은 "오모니아전을 앞두고 팬존에서 한국인 관중 2명이 덴마크 관중 2명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제스터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이 사실을 알게 된 우린 즉시 한국인들과 연락해 구단을 대신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만을 품은 팬은 덴마크 관중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고, 자신들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고, 상처를 줬다는 걸 깨달았기에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우린 한국에서 온 팬과 대화를 이어나가갔는데, 사건을 더 이상 진행시키길 원치 않으며 처리에 만족한다고 밝혔다"라면서 "우리는 여러 회의를 개최한 끝에, 클럽의 가치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명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전했다.

미트윌란은 "축구는 사람을 하나로 모아야지, 그 반대가 돼서는 안 된다"라며 징계 수위도 공개했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1년 출입 금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으며, 이러한 행동을 근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구단은 우리가 인종차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누구도 의심하게 해서는 안 된다"라며 확실한 조치를 내렸다. 




이런 가운데 미트윌란 현지 팬들도 이번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미트윌란은 20일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서도 이번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전했는데, 현지 팬들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겨 이번 사건을 비판했다. 

현지 팬들은 "미트윌란은 가족 같은 구단이다. 모두가 환영받는 곳이며,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에도 관용이 없어야 한다. 그것을 알아차린다면 바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한국 팬들을 환영한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 팬들은 조규성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이 작은 마을까지 많은 돈을 들여서 왔다. 아무도 여행에서 나쁜 기억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며 한국 팬들을 걱정하고, 인종차별에 대한 강한 비판 의견을 내비쳤다. 

해당 게시물에는 일부 한국 팬들도 "미트윌란의 빠른 대처에 감사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많은 한국인이 경기를 보러 갈 것 같다"라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미트윌란은 이번 인종차별 사태와 더불어 조규성이 부상까지 당하며, 올 시즌 초반 일정에서 첫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조규성은 21일 최전방 공격수로 리그 5라운드 브뢴뷔전에서 선발로 출격했다. 하지만 그는 전반 20분 만에 교체돼 이날 경기장에 나온 22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조규성은 그라운드 밖으로 나온 이후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는 모습이 잡히며 햄스트링 부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교체돼 벤치 근처 계단에 앉은 조규성은 얼굴을 한번 찡그렸고, 곧바로 검사와 치료를 위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준 조규성이기에 부상은 더욱 큰 우려로 다가왔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이적 이후 치른 8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유럽 진출 이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특히 리그에서는 5경기 3골로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하며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조규성은 부상 직전 경쟁자인 소리 카바까지 스페인 라스 팔마스로 이적하며 주전 경쟁도 한결 수월해졌는데, 이번 부상 결장으로 아쉽게도 꾸준한 활약과 주전 입지를 확고하게 유지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미트윌란 구단도 "부상과 경고 누적 등으로 6명이 브뢴비전 스쿼드에 빠졌는데 조규성까지 일찍 그라운드를 나가면서 고통이 더 컸다"라며 직접 조규성의 공백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만큼, 조규성의 부상 복귀 시기가 팀과 선수 본인에게 모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AFP, EPA/연합뉴스, 미트윌란 공식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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