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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단짝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와 '토트넘 홈구장 출현'→6만 팬이 응원가로 반겨

기사입력 2023.08.21 00: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시즌 첫 홈경기에서 팬들이 델레 알리를 응원하기 위해 노래를 열창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0일(한국시간) "최근 학대와 수면제 중독에 대한 고통을 드러낸 알리는 토트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으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토트넘은 20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초대해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맞대결을 가졌다. 경기는 파페 사르의 선제골과 맨유의 자책골에 힘입어 토트넘이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구석을 파고든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반대편으로 날린 크로스가 맨유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맞고 굴절됐다. 이때 사르가 굴절된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전 선제골로 2002년생 어린 세네갈 미드필더 사르는 토트넘 데뷔골이자 프리미어리그 첫 골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를 상대로 터트린 득점이기에 홈팬들은 사르의 득점에 열광했다.

사르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토트넘은 후반 37분 행운까지 따랐다. 벤 데이비스가 왼쪽 측면에서 날린 낮은 크로스가 마르티네스 발 맞고 굴절돼 그대로 맨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자책골이 나오면서 토트넘은 2-0으로 승리해 이번 시즌 첫 승 신고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2-2 무승부로 끝났던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 손흥민도 이날 기회 창출 4회를 포함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직전 경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홈에서 맨유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 토트넘 팬들은 관중석에서 반가운 얼굴을 발견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알리가 친정팀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알리는 관중석에서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맨유전 명단 제외를 당한 다이어는 벤치에도 앉지 못하면서 관중석으로 이동해 알리와 만났다.

토트넘 팬들은 맨유전에서 알리를 위해 응원 메시지를 준비했다. 이에 대해 '더선'은 "토트넘 선수들은 과거 토트넘에서 등번호 20번을 달고 뛰었던 알리에게 경의를 표할 계획이었다"라며 "경기가 시작된 지 20분이 지나자, 경기장 곳곳에서 노래가 터져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들은 반주에 맞춰 '우리는 델레, 델레 알리가 있다. 너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다'라고 외쳤다"라고 덧붙였다.

팬들이 알리를 위해 응원을 준비한 이유는 최근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알리의 충격 고백과 연관이 크다. 알리는 지난달 13일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이 운영 중인 유튜브 '디 오버랩'에 출연해 충격적인 유년 시절을 공개했다.





네빌과 대화를 나누던 알리는 "난 6살 때 엄마의 친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며 "7살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8살이 되자 마약을 팔았다"라며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이어 "난 아버지와 함께 지내기 위해 아프리카로 보내졌으나 아버지가 사라져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라며 "12살 때 입양됐는데 새로운 가족이 내게 해준 거 이상을 바라서는 안 되지만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항상 좋은 아이인 척해야 했다"라며 불안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암울한 과거는 성인이 돼서도 알리를 괴롭혔다. 알리는 2015/16시즌 만 19세 어린 나이에 리그 10골 9도움을 기록, 다음 시즌엔 18골 9도움을 기록하며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일명 'DESK' 라인을 형성해 유럽 최고의 공격진의 일원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빠르게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1월 에버턴으로 이적한 알리는 에버턴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해 2022/23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로 떠나 베식타시로 임대 이적했다. 하지만 부활에 실패해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다. 부진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알리는 술과 수면제에 의존하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영국으로 돌아온 알리는 정신 치료를 위해 재활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왔을 때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 안 좋은 상태였기에 정신 건강, 중독,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재활 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알리는 재활 기관에서 6주간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상태이다.

알리의 전성기가 빠르게 끝난 이유가 게을렀거나 자만해서가 아니라 유년 시절에 겪었던 학대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수많은 축구 팬들과 동료들이 알리를 동정했다.

알리와 절친한 관계였던 다이어는 인터뷰를 통해 "알리가 재활원에 있었을 때, 난 그가 재활원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결혼식을 알려주기 위해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그 이상으로 무언가 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나고 실망했다"라고 말하면서 눈물까지 보였다.

손흥민도 SNS을 통해 "너의 용기 있는 말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거야. 자랑스럽다"라고 응원했고,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 해리 케인도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공유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알리의 현 소속팀인 에버턴 역시 "에버턴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필요한 도움을 구하는 알리의 용기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알리는 재활과 관련해 더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부상에서 회복하는 동안 그의 사생활이 존중되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필요한 전폭적인 보살핌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다"라며 알리를 돕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에버턴 팬들도 지난 12일 풀럼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알리를 위한 응원 걸개를 걸면서 알리의 부활을 응원했다.

한편, 알리는 지난 4월 베식타시에서 임대 선수로 뛰던 중 근육 부분 파열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아직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팬들과 구단으로부터 많은 응원과 지원을 받고 있는 알리가 복귀했을 때, 과거에 보여줬던 '천재 미드필더' 경기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디 오버랩 유튜브 캡처, 손흥민, 케인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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