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최초의 해외 프로야구팀으로 관심을 모았던 질롱 코리아가 다가오는 시즌에 호주프로야구(ABL)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호주프로야구리그(ABL)는 15일 "질롱 코리아는 2023-2024시즌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과 리그 간의 합의가 아닌, 리그 측의 '통보'에 의해 이와 같은 결정이 나왔다.
글렌 윌리엄스 ABL 최고 경영자는 "질롱 코리아가 ABL을 떠나는 게 슬픈 일이지만, 모든 당사자와 논의를 거친 끝에 (리그 불참)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리그와 리그 내 팀들, 기업 파트너와 팬들을 위한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뉴질랜드를 기반으로 하는 오클랜드 투아타라 구단이 리그 불참을 선언한 뒤 8개 체제였던 리그가 7개 구단 체제가 됐고, 이로 인해 고민에 빠진 ABL은 질롱 코리아를 제외시키면서 호주 내 6개 팀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8년 10월에 창단한 질롱 코리아는 2018-2019, 2019-2020시즌까지 소화하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두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지난 시즌 리그에 다시 참가해 40경기 13승27패(0.325)를 기록했다.
성적을 떠나서 질롱 코리아는 국내 팀과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기상 KBO리그의 일정과 겹치지 않은 겨울에 진행되면서 각 팀의 유망주나 기량 발전이 필요한 선수들이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했고, 리그가 끝난 뒤에는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와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여기에 마이너리그에 소속된 한국 선수들이나 일부 아마추어 선수들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그 결과 질롱 코리아를 다녀온 몇몇 선수들이 눈부신 성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LG 트윈스 홍창기·이재원·백승현, SSG 랜더스 하재훈, KIA 타이거즈 최지민, NC 다이노스 서호철, 한화 이글스 이진영,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등이다. 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 역시 질롱 코리아에서 기량을 점검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선전 중인 하재훈은 "호주에서 경기를 많이 뛰고 감을 잡았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고, 김원형 SSG 감독 역시 "본인이 자청해서 질롱 코리아에 가서 자신의 타이밍 같은 것들을 찾은 것 같다"고 바라봤다.
복수의 구단은 2023-2024시즌에도 질롱 코리아에 파견할 선수들을 생각 중이었고, 그만큼 선수단 규모도 더 커질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리그의 결정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사진=ABL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