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이적시장에서의 행보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어머니와의 따뜻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카이세도는 15일(한국시간) 첼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에콰도르 축구대표팀 멤버인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발표하며 첼시 입단을 확정했다.
2001년생 에콰도르 미드필더 카이세도는 어린 나이에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유럽 빅클럽들의 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브라이턴이 지난 2022/23 시즌 리그에서 상승세를 달릴 때 중원에서 단단한 수비력과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에콰도르 대표팀에 승선해 네덜란드와 세네갈에 밀려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출전했으며 마지막 3차전 세네갈전에서 득점까지 터트렸다.
강인한 체력에서 나오는 활동량과 높은 공수 기여도로 장점이 많은 카이세도는 나이도 어려 발전 가능성까지 넘치면서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 때부터 빅클럽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이적시장까지 이어진 길고 길었던 이적 사가에서 첼시가 결국 카이세도를 품으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미드필더를 중원에 더할 수 있게 됐다.
첼시는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1억 1500만 파운드(약 1951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첼시가 지난겨울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로 지불했던 엔소 페르난데스의 이적료인 1억 700만 파운드(약 1815억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카이세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구단과의 첫 인터뷰를 통해 "첼시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이 클럽에 오게 돼 매우 흥분되며 첼시가 내게 전화를 걸었을 때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첼시에 오게 돼 꿈이 이뤄졌고, 팀과 함께 시작하는 걸 기다릴 수 없다"라며 "난 이 놀라운 클럽에서 많은 우승을 획득해 첼시를 그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두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첼시 이적 후 각오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첼시 구단은 이번 이적 이후 카이세도와 그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팬들의 마음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첼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추억의 길을 걷다"라는 제목으로 카이세도와 어머니의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 영상에 앞서 공개된 사진 영상에는 첼시가 제공한 차 뒤편에 카이세도와 어머니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이어 앞선 사진과 비슷한 모습으로 에콰도르 프로팀 인디펜디엔테 델 발레에 있던 시절 빨간 차 뒤편에 카이세도와 어머니가 사진을 찍은 모습까지 공개됐다. 과거 사진 속 카이세도는 에콰도르에서 활약 중이었지만, 첼시 유니폼을 입고 어머니와 사진을 찍었을 만큼 오랜 시간 첼시 이적을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카이세도의 어머니는 그를 마주하자마자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아들아"라며 첼시로 이적한 그를 안아줬다. 카이세도는 어머니에게 당시 찍었던 사진을 기억하는지 물었고, 카이세도의 어머니는 "기억한다. 2020년 카얌베에서 찍었던 사진이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카이세도는 어머니에게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이제 마침내 그 일이 진짜 일어났다"라며 자신이 바라던 첼시로 이적했다는 점을 다시 상기했다.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됐다. 모두의 꿈이자, 우리 가족의 꿈이었다"라며 카이세도의 이적이 가족 모두의 바람이었음을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서로를 축하하고 포옹한 뒤, 차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카이세도는 에콰도르 중북부 도시인 산토도밍고 출신으로 해당 지역에서도 굉장히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무려 10명의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프리미어리그 이적 이후 어린 시절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축구화를 살 돈이 없어서 남의 것을 빌려 신었다는 에피소드가 알려지기도 했었다.
카이세도는 이번 첼시 이적으로 무려 8년 계약을 맺었으며, 주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브라이턴에서 받았던 6만 파운드(약 1억원)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세도의 가족들 모두 행복하기에는 충분한 금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이세도는 이번 첼시 이적을 확정하기 전까지 이적시장에서의 고집과 태업 등의 행보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작은 지난겨울 아스널의 관심부터였다. 아스널은 2022/23 시즌 겨울 이적시장 당시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브라이턴과 협상에 나섰다. 구단 간의 신경전이 계속되던 사이, 카이세도는 직접 이적 성명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카이세도는 당시 자신의 SNS 계정의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브라이턴에 이적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팬들에게도 "나를 마음속에 담아주는 팬들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팬들이 내가 왜 이 멋진 기회를 붙잡고 싶은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이적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떠나지 못하자 그는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해당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아스널 대신 첼시가 선두로 나섰다. 다만 이적료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영국 매체에서는 "첼시는 카이세도 영입에서 선두에 있지만, 브라이턴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라이턴은 그를 1억 2000만 파운드(약 1946억원)로 평가하고 있다. 첼시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할 가능성은 없지만, 최소 8000만 파운드(약 1296억원)는 지불해야 할 것이다" 브라이턴과 첼시 간의 이적료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카이세도는 첼시와 브라이턴의 협상이 길어지자 첼시 이적을 위해 친선전에 불참하고 훈련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후에는 카이세도가 라커룸에 직접 들려서 짐을 정리했다는 소식까지 나오며 그의 태업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브라이턴은 카이세도의 태업이 진행되자 오랜 기간 협상이 끌리지 않기 위해 카이세도에 대한 공개적인 입찰을 받았고, 이후 리버풀이 거액의 제안을 건네며 브라이턴과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카이세도는 오직 첼시 이적을 원한다며 구단을 다시 한번 난감하게 했다. 카이세도는 리버풀과의 개인 협상에서 첼시 이적만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결국 카이세도는 첼시의 추가 제안에 힘입어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푸른색 유니폼을 입으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행보를 마무리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는 카이세도의 첼시 이적 확정 이후 보도에서 "카이세도는 리버풀 거절 이후 첼시 이적을 완료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첼시와의 8년이라는 긴 계약에 합의하며 첼시만을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구단에 마침내 합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엄청난 제안도 망설입없이 거절하고 첼시행만을 바란 그의 독특한 행동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번에 첼시가 공개한 카이세도와 어머니의 따뜻한 영상으로 카이세도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팬들도 한결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팬들은 첼시가 올린 영상에 "그의 어머니는 그의 세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의 영입 발표다", "이번 영상은 그들의 역사적인 순간이다"라며 카이세도와 어머니의 이야기에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대급 이적시장 행보 후 감동스러운 어머니와 아들의 스토리로 막을 내린 카이세도의 이적이 올 시즌 활약으로 이어질지에도 많은 팬의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첼시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