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우리는 더울 때 더 힘을 내는 팀이다. 가을야구에 못 가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최선참 전준우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어느 때보다 험난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팀이 하나로 뭉친다면 해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롯데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1차전에서 9-1로 이겼다. 2연승과 함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기고 6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결과뿐 아니라 게임 내용도 롯데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2회말 두산 김재호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 1·2루의 추가 득점 기회에서는 전준우가 확실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준우는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폭발시켜 스코어를 5-1로 만들었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최원준의 8구째 138km짜리 직구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쏘아 올렸다.
지난 21일 키움과 후반기 첫 경기에서 시즌 7호, 23일 키움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닷새 만에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전준우는 두산전 승리 후 "올스타 브레이크 때 많은 훈련을 했다. 전반기에는 공을 너무 확인하고 치려다 보니까 타이밍이 계속 늦었던 것 같다"며 "후반기에는 좀 더 과감하게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려고 준비했던 게 좋은 타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후반기 첫 6경기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사직에서 키움에 1승 2패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두산을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5할 승률 회복에도 1승 만을 남겨뒀다.
전준우도 이번 잠실 두산 원정 위닝 시리즈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후반기 시작부터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던 가운데 연승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보고 있다.
전준우는 "지난 주말 연패를 하면서 팀이 조금 쳐졌었는데 연승을 하면서 다들 자신감이 조금은 붙은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심기일전해서 으쌰 으쌰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다행이다"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5강 경쟁은 1군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 시즌 이후 '역대급'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위 롯데부터 9위 키움의 격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오는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10개 구단 주축 선수들이 2~3명씩 차출되는 변수도 있다.
롯데의 경우 5월까지 27승 17패로 단독 3위를 달리며 순항했지만 6월 이후 투타 밸런스 엇박자 속에 승패 마진 '-1'까지 내려왔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난겨울 외부 FA 영입 등 과감한 투자에도 가을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전준우는 일단 "중위권에 팀들이 너무 몰려 있기 때문에 현재 순위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60경기가 넘게 남아 있는데 매 경기 무조건 최선을 다해 이기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매년 더울 때 조금 더 힘을 내는 팀이었고 선수들이 더 집중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아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 시즌은 좋은 성적으로 끝나야 하고 모두 다 열심히 하고 있다. 시작이 너무 좋았는데 중간에 쳐졌고 다시 올라가는 추세다. 혹여나 5강에 못 간다면 지금까지 한 게 너무 아쉽고 아까울 것 같다. 선수들과 잘 뭉쳐서 다시 한 번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