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23 시즌 전반기 마운드 구상은 완벽한 실패였다. 외국인 투수 농사부터 야심차게 영입한 외부 FA(자유계약) 선수까지 누구 하나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롯데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8차전에서 3-13으로 처참하게 졌다. 2연패에 빠지며 전반기를 38승 39패, 승률 0.494로 6위 KIA 타이거즈에 1경기 차 앞선 5위로 마감했다.
이날 롯데의 패인은 선발투수로 나선 찰리 반즈의 난조였다. 반즈는 1⅓이닝 4피안타 4사구 1탈삼진 1피홈런 6실점으로 난타당하며 시즌 6패째를 떠안았다.
롯데 벤치는 0-6으로 뒤진 2회말 1사 후 투수를 한현희로 교체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한현희까지 1⅓이닝 5피안타 2피홈런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승기를 NC에 헌납했다.
반즈와 한현희는 롯데의 2023 시즌 구상에 핵심이었다. 반즈는 KBO리그 데뷔 첫해였던 2022 시즌 31경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롯데는 반즈에 옵션 포함 총액 125만 달러(약 15억 8700만 원)를 안겨줬다.
하지만 반즈의 전반기 성적은 16경기 5승 6패 평균자책점 4.57로 처참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7회뿐이었고 선발등판 때 이닝 소화도 리그 평균 5이닝에 턱걸이했다.
반즈는 5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2로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6월 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4.38, 7월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반즈의 하향세는 지난해에도 뚜렷했다. 전반기 20경기 9승 6패 평균자책점 2.74, 후반기 11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기간별로 기복이 컸다. 그러나 롯데는 반즈를 믿고 2023 시즌에도 2선발 역할을 맡겼고 결과는 참혹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옵션 포함 3+1년, 총액 40억 원에 영입한 사이드암 한현희 역시 실망스러운 전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21경기 4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4는 외부 FA 영입 투수에게 기대한 기록이 아니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당초 한현희에 5선발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한현희가 지난 6월 16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이후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했다. 이때까지 한현희는 12경기(11선발) 4승 7패 평균자책점 4.89, 퀄리티 스타트 3회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한현희는 불펜 전환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보직 변경 이후에도 9경기 6⅔이닝 11실점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85로 도저히 믿고 지켜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롯데가 기대한 건 2013-2014 시즌 홀드왕을 따냈던 한현희였지만 적어도 올 시즌 현재까지 한현희 FA 영입은 완벽히 실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후반기 롯데에 복귀해 11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로 활약할 때만 하더라도 '털보 에이스'의 면모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16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37, 퀄리티 스타트 4회로 상대팀에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롯데의 2023 시즌 마운드 구성이 꼬여도 한참 꼬인 가운데 후반기 레이스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롯데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박세웅, 나균안 두 명이 참가한다. 부진한 반즈, 스트레일리를 대신해 원투펀치 역할을 수행했던 두 사람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순위 다툼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야구가 계산대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치를 뼈저리게 확인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 교체 등 극약처방을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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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