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킬리안 음바페의 완강한 태도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1일(한국시간) "음바페는 PSG가 자신을 벤치에 두더라도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까지 팀에 남기로 결심했다"면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년 여름까지 팀에 남을 거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PSG와 음바페의 동행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6/17시즌 AS 모나코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음바페는 모나코의 리그 우승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을 이끌었다.
이후 PSG 유니폼을 입었다.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1년 임대로 PSG로 향한 음바페는 곧바로 팀 내 최고 에이스로 떠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PSG에서 뛴 6시즌 동안 201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고, 리그 득점왕을 5번 수상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2019/20시즌 결승전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게 가로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2시즌 모두 16강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음파페가 결단을 내렸다. PSG와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음바페는 지난달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발동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 사실상 PSG에서 더 뛰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었다.
PSG는 분노했다. 음바페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구상하고 있었다. 프랑스 레키프는 "음바페는 PSG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만약 공짜로 내줄 생각이 아니라면 PSG는 올 여름 음바페를 방출해야 한다. 내년 1월에는 FA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음바페의 통보에 PSG는 충격에 빠졌다. 재계약 협상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이제는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이번 여름 음바페를 방출하는 건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방출하는 선택밖에 없다. PSG가 공짜로 그를 내보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올 여름 음바페의 이적을 전망했다.
음바페는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음바페는 "올 여름 이적 보도는 다 거짓말이다. 이야기가 커질 수록 이런 소식이 쉽게 나온다. 난 이미 PSG에서 다음 시즌을 보낼 거라고 말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음바페와 PSG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음바페는 올 여름이 아닌 내년 여름 FA로 나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이에 화가 난 PSG는 무조건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지난 5일 루이스 엔리케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는 다음 주 안으로 결정을 내려야할 것이다. 재계약을 하고 남든, 올 여름 떠나든 선택해야 한다. FA 이적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적료 1억 5000만 파운드(약 2500억원)를 책정했고, 최대한 높은 이적료를 부른 팀에게 판매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음바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를 통해 "PSG는 분열된 팀이다. 이곳에서의 활약은 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발롱도르 수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폭탄 발언을 꺼냈다.
이 발언에 최근 PSG에 입단한 신입생 2명을 포함해 총 6명의 선수가 불만을 터뜨렸다. 결국 PSG는 재계약 전까지 급여를 정지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11일 "음바페의 급여는 이적하거나 재계약하지 않는 한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예 2군으로 내려 출전 기회 자체를 막아버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데일리메일은 "음바페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2가지 경우가 모두 벌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남은 1시즌 동안 버티기로 마음 먹었다"며 음바페의 잔류 의사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음바페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올 여름 주드 벨링엄을 영입하는 데 많은 돈을 썼다. 음바페까지 영입하기에는 부담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곤란해지는 건 PSG다. PSG는 음바페가 남을 경우 오는 9월 9000만 유로(약 1280억원) 수준의 로열티 보너스까지 지급해야 한다. 웬만한 정상급 공격수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는 큰 돈이다.
연봉과 로열티 보너스를 주지 않고 1년 동안 2군에 내리더라도 내년 여름에는 이적료를 받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쓰지 않는 것도 전력 면에서 손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로열티 보너스를 주지 않고 올 여름 이적료를 받고 파는 것이지만 예상 외로 음바페가 강하게 나오면서 쉽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음바페를 압박해 내좇으려던 PSG로서는 어떻게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SG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