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에 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2차 오퍼를 '가볍게' 거절한 토트넘이 내심 2000억원 이적료를 받으면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케인을 유스 시절부터 키워 이적료 지급 없이 연봉만 줬던 토트넘 입장에선 그를 키우는데 들였던 돈을 모두 회수, 사실상 케인을 공짜로 쓴 효과를 누리겠다는 심산이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메일'은 10일 "토트넘은 뮌헨이 준비하고 있는 케인에 대한 기본 이적료 7000만 파운드(1170억원), 그리고 추가 옵션이 달린 계약서를 거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뮌헨은 여전히 케인을 원하지만 토트넘이 책정한 1억2000만 파운드(2000억원) 가치를 충족시키진 못할 것이다. 토트넘은 이 정도 금액이 케인의 적정 평가액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뮌헨은 케인 이적료로 7000만 유로(약 1000억원)를 토트넘에 제시했으나 영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듣고 말았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당시 "뮌헨이 제시한 이적료 7000만 유로와 옵션 입찰은 토트넘을 설득하지 못했다. 거절당했다"며 "토트넘은 이런 액수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뮌헨이 액수를 더 올려 케인 영입전에 나선 것으로 예측했는데 200~300억원 더 올린 금액으로 2차 제안에 나선 것이다. 170억원에 옵션이 포함됐기 때문에 1300억원 정도의 오퍼가 되지 않겠느냐는 게 영국 언론의 생각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미동도 하지 않고 뮌헨의 제안을 무시했다. 로마노도 "토트넘이 7000만 파운드 오퍼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뮌헨은 2023/24시즌 앞두고 전력 보강을 위한 영입 작업에 몰구하고 있다. 이미 자유 계약으로 콘라트 라이머, 하파엘 게레이루를 영입해 중원과 풀백을 보강했으며, 최근 김민재 영입에 임박해 센터백도 전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뮌헨이 노리는 다음 타깃은 최전방 공격수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지난해 여름 떠나보낸 뒤 계속해서 최전방 공격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뮌헨은 최근 이적 가능성이 대두된 케인을 후보로 올려두며 협상에 나서고 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11시즌을 소화하며 공식전 435경기 280골, 프리미어리그 통산 317경기 213골을 기록한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지만, 최근 토트넘의 무관 기록이 길어지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는 중이다.
뮌헨은 곧바로 케인의 상황에 주목해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들어갔고, 케인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력을 갖춘 뮌헨 합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다만 뮌헨과 토트넘의 케인 이적을 위한 협상은 쉽게 나아가지 못했다. 케인 영입을 위해 최초 제안으로 7000만 유로에 옵션이 포함된 금액을 제안했지만, 토트넘에 곧바로 거절당했다. 뮌헨은 거절에도 포기 없이 2차 제안을 준비했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이 토트넘에 케인에 대해 2차 제안을 했다. 새로운 제안은 8000만 유로(약 1143억원)에 옵션이 포함된 금액이다. 케인은 분명히 지금 뮌헨에 합류하길 원한다"라고 뮌헨이 포기 없이 2차 제안을 건넸다고 전하기도 했다
플레텐베르크는 "뮌헨과 케인의 개인 협상에 형제와 아버지, 토마스 투헬 감독, 마르코 네페 뮌헨 단장이 동석했다. 내 생각에 9월 1일 안에 케인은 뮌헨과 계약할 것"이라며 뮌헨이 결국 케인을 데려올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데일리 메일의 연이은 토트넘 측의 뮌헨 오퍼 거절 보도에도 불구하고 두 구단이 마주 앉아 실마리를 풀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독일 매체 '테체'는 10일 "레비 회장은 케인을 놓아줄 의사가 있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과 계약 연장에 대해서도 협상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말로 토트넘이 어떤 금액에도 케인을 보내주지 않을 계획일 수도 있다고 했으나 "다음 주 두 구단의 대표가 다시 만날 것이다. 뮌헨은 자신들의 이적료가 옳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뮌헨은 자신감을 가지고 회담에 임할 것이며, 1억 유로 혹은 그 이상의 이적료 요구도 뮌헨을 단념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뮌헨이 토트넘과의 만남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언론은 지금 토트넘이 주장하는 2000억원은 아니어도 1500억원엔 육박해야 케인에 대한 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확신한다. 두 구단의 대화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지켜볼 일이다.
토트넘은 케인 이적을 대비해 나폴리 공격수 빅터 오시멘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오시멘이 갈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적이 있어 고민에 빠졌다. 다만 나폴리도 오시멘 이적료로 1억2000만 유로(약 1700억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설정, 토트넘이 이를 지불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