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이 정도면 'NC 킬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키움 히어로즈 김준완이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키움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8-4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성적 37승2무39패(0.487)를 마크했다.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김준완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3연전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아쉬움을 만회했다. 이날 몸에 맞는 볼 1개를 포함해 세 차례나 출루에 성공한 김준완은 김혜성과 함께 '7출루'를 합작하면서 테이블세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경기 후 김준완은 리드오프로서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경쟁력보다는 우리 팀에는 (김)혜성이와 (이)정후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많은 기회를 받는 것 같다"며 "사실 우리 팀은 리드오프가 중요하지 않고, 혜성이와 정후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내 할 일만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리드오프로) 많이 나왔고, 내 뒤에 누가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번이라고 해서 별다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자신보다는 후배들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2013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줄곧 NC에서만 뛰던 김준완은 2021년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고, 입단 테스트를 통해서 키움과 손을 잡았다. 그는 "어떻게는 1년 더 야구를 하려고 했고, 하고 싶었다. 사실 NC에 있을 때 마지막 2년 동안 야구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잘하든 못하든, 1군이든 2군이든 그런 건 상관없이 '야구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래서일까, 김준완이 유독 친정팀을 만날 때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지난해를 포함해 김준완의 통산 NC전 성적은 14경기 45타수 14안타 타율 0.311 7타점 OPS 0.782. 그는 9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NC를 상대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맞대결이 주는 '심리적인 편안함'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김준완은 "NC와 경기를 할 때면 '긴장감 있는 청백전을 하는 느낌'이다"며 "너무 편하고, 많이 봐 왔던 투수들이라 낯선 감도 없다.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다만 NC전을 제외하면 김준완이 이적 이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키움 유니폼을 입은 첫 해였던 2022년, 그는 111경기 317타수 61안타 타율 0.192 1홈런 28타점 OPS 0.585로 시즌 내내 극심한 부진을 시달렸으나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은 덕분에 꾸준히 많은 기회를 받았다.
김준완은 "좋아졌다고는 말을 못하겠고, 다만 지난해 많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편안함이 좀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난해에는 너무 부담되고 사실 그런 게 좀 많이 힘들었다.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계속 나를 믿어주시고 하니까 거기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근데 올핸 그런 부담보다는 내 실력으로 나가보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지난해보다는 그 점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자기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지난해 가을야구는 정말 복 받은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 전년도(2021년)에는 야구를 더 하겠다고 테스트를 봤는데, (지난해 그 시기에는) 내가 한국시리즈를 뛰고 있었다. 팀이 준우승을 해서 아쉽지만, 그 성적을 얻었기 때문에 또 항상 가을야구에 가는 키움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에 대한 자신감이 항상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시즌의 절반이 지났고, 김준완은 중위권 경쟁 중인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우리 팀은 항상 강하다고 생각했고 그 '강함'이 시즌 초반에는 잘 안 나왔을 뿐이다. 항상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순위에 대해 신경을 쓰지는 않고 하루하루 밝은 친구들이라 나도 거기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고척, 유준상 기자/키움 히어로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