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많은 사람들이 자세히 못 본 장면이지만 전준우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8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전날 경기 승리를 복기하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팀이 2연패를 끊어낸 데다 5할 승률, 단독 4위 사수까지 얻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게임 과정도 흥미진진했다. 2-3으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후 전준우, 잭 렉스의 연속 볼넷 출루로 희망을 이어간 뒤 안치홍의 타석 때 삼성 마무리 투수 좌완 이승현의 폭투를 틈 타 전준우가 3루까지 진루하면서 삼성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준우의 3루 진루는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안치홍이 3루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질주해 병살타를 막았고 그 사이 3루에 있던 전준우가 홈 플레이트를 밟아 3-3 동점이 됐다. 이어 곧바로 터진 유강남의 결승 끝내기 2점 홈런으로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서튼 감독은 이튿날 유강남의 끝내기 홈런보다 안치홍의 타석 때 3루까지 파고든 전준우의 주루 플레이를 더 칭찬했다.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우면서 전준우가 팀 내 미치고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강조했다.
서튼 감독은 "전날 9회말 중요한 두 가지 순간이 있었다. 첫 번째는 1사 1·2루에서 안치홍의 타석 때 2루 주자 전준우가 상대 투수의 바운드 투구가 나오자마자 3루까지 적극적으로 내달린 장면이다"라며 "1사 1·3루에서 안치홍이 내야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열심히 뛰어 병살타를 막았다. 이 두 개의 상황이 유강남까지 기회가 이어졌고 유강남이 홈런을 치면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또 "많은 분들이 자세히 못 본 장면이지만 전준우를 보면 정말 베테랑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롯데가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며 "전준우는 전날(27일) 타격감도 좋아 보이지 않았고 타석에서 고전했지만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지난 21일 수원 KT위즈전부터 27일 삼성전까지 6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5월 20경기서 타율 0.227(75타수 17안타)로 주춤했던 방망이가 6월 23경기 타율 0.305(82타수 25안타)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전준우의 진정한 가치는 기록보다 리더십에 있다는 입장이다. 베테랑으로서 그라운드에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면서 팀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튼 감독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베이스에 나가 있는 주자들이 집중력을 잃기 쉽지만 전준우는 끝까지 한 베이스를 더 얻어내기 위해 찬스를 엿보고 있었다"며 "스스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팀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전준우의 모습이 보였다. 베테랑의 품격의 정말 좋은 예가 전준우의 플레이였다"고 극찬했다.
전준우는 28일 삼성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타격감까지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6월 월간 승률 꼴찌로 최대 고비를 맞았던 롯데는 전준우가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전반기 막판 더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