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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축 CB 3명이 전부 30대…'시작은 B팀' 김지수, 의외로 기회는 열려 있다

기사입력 2023.06.27 16:57 / 기사수정 2023.06.27 16:5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8세 수비수 김지수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와 최대 5년 계약을 하며 축구종가에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다만 브렌트퍼드 구단은 물론 유럽 매체에서도 그의 이적을 B팀 입단으로 분류하는 것도 사실이다. 1군 무대에 뛰기 위해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렌트퍼드 1군 센터백들이 나이가 제법 되는 만큼, 향후 성장 속도에 따라 1군 데뷔 시기를 당길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렌트퍼드는 2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K리그2 성남FC에서 온 김지수가 계약 기간 4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한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라며 "이번 주 프리시즌을 시작하는 B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김지수는 지난 2021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황희찬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그간 프리미어리그를 거쳐갔거나 현재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은 2005년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박지성을 필두로 이영표(전 토트넘), 설기현(전 레딩·풀럼), 이동국(전 미들즈브러), 김두현(전 WBA), 조원희(전 위건), 이청용(전 볼턴·크리스털 팰리스), 지동원(전 선덜랜드), 박주영(전 아스널), 기성용(전 스완지·선덜랜드·뉴캐슬), 윤석영(전 QPR), 김보경(전 카디프),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14명이다.

정상빈과 황의조는 각각 울버햄프턴, 노팅엄과 계약을 했으나 곧바로 임대되면서 프리미어리그팀 소속으로 출전은 물론 훈련도 한 적이 없다.

그간 공격수나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 등이 프리미어리그로 줄줄이 진출했으나 중앙 수비수가 축구종가에 입성하기는 김지수가 처음이어서 시선을 끈다.



192cm의 탄탄한 체격을 갖고 있는 김지수는 키가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입성을 앞둔 김민재와 같아 '제2의 김민재'로 불린다. 다른 유럽구단의 러브콜까지 받은 끝에 브렌트퍼드에서 꿈을 키우게 됐다.

물론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기쁨을 누리기엔 김지수 앞에 놓인 현실이 냉엄한 것도 사실이다.

프리미어리그는 '프리미어리그2'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2군리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21세 이하(U-21) 선수들을 중심으로 22세 초과 선수들을 5명까지 포함된 팀이 여기서 리그를 치른다. 여기서도 25개팀이 1~2부로 나뉘어 승강제를 실시한다.



브렌트퍼드는 본머스와 함께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유이한' 프리미어리그2 불참 구단이다. 대신 U-21 팀이 겨루는 일종의 컵대회인 프리미어리그컵에 출전했는데 여기서 풀럼과 블랙번을 준결승과 결승에서 각각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컵이 한 시즌 통털어 10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B팀의 경우 실전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브렌트퍼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럽 각지 친선대회나 친선경기에 곧잘 출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월 브렌트퍼드B팀에 입단한 아들 로미오 베컴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아버지 데이비드 베컴이 영국은 물론 유럽 각지 친선경기를 몰래 보러다니기도 했다. B팀은 지난 2월 포르투갈에서 K리그1 우승팀 울산 현대와 현지 아틀란틱컵을 통해 격돌했다. 지난 3월엔 우크라이나 대표팀이 A매치 브레이크에 일정이 없자 브렌트퍼드 B팀이 연습 경기 상대로 나섰다.



브렌트퍼드는 김지수의 입단 소식이나 인터뷰를 B팀 소식으로 묶어놓아 그가 B팀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몸값을 매기는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도 김지수의 소속팀을 브렌트퍼드B라고 표기했다.

유럽 사정에 밝은 한 축구관계자는 "브렌트퍼드가 올해 프리미어리그2에 출전할지 안할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최대 5년 계약을 한 만큼 B팀 실전에 충실히 임하면서 좋은 훈련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 같다"면서도 "유럽 구단들이 굉장히 냉정한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U-20 월드컵을 통해 전도유망한 수비수라는 점이 확인이 됐다"며 "김민재와 비교가 많이 되는데, 김민재의 경우 무엇보다 상대 역습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스피드가 좋아 각광을 받는 만큼 어린 김지수도 스피드에 뒤지지 않는다면 대형 수비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브렌트퍼드는 2022/23시즌 잉글랜드 출신 34살 벤 미,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자메이카 국가대표로 뛰는 30살 에단 피녹이 주전 센터백 콤비로 활약했다. 여기에 백3를 쓸 경우 덴마크 출신 마티아스 외르겐센이 가세했는데 외르겐센 역시 33살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거꾸로 해석하면 수비라인의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김지수가 무난히 성장하면 이 틈을 파고들 수 있을 전망이다. 19세 어린 나이를 바탕으로 달려드는 도전 정신 역시 강점이다.


사진=연합뉴스, 브렌트퍼드 홈페이지, 브렌트퍼드 SNS, 트란스퍼마르크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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