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무서운 '기세'로 가을야구를 향해 질주하던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한때 SSG 랜더스, LG 트윈스 양강 체제를 위협했지만 지금은 외려 5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4-5로 졌다. 2연패에 빠진 것은 물론 3연속 루징 시리즈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믿었던 에이스 나균안이 4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갔다. 0-3으로 뒤진 6회말 김민석의 2점 홈런으로 추격에 나선 뒤 3-4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2루에서 잭 렉스의 극적인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셋업맨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은 물론 준 필승조 김도규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2위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 주말 3연전을 치르게 됐다.
롯데는 5월까지만 하더라도 시즌 27승 17패로 승패마진 +10을 기록했다. 당시 1위 LG에 2경기, 2위 SSG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4위 두산에 4.5경기 차로 앞선 여유 있는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6월 들어 13경기 4승 9패로 주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까지 월간 승률은 10개 구단 중 꼴찌다. 이 여파로 지역 라이벌 NC에 3위를 내줬고 5위 두산과는 2경기 차에 불과하다. 4위 수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최근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유통 라이벌 SSG를 만나는 것도 부담이다. 롯데는 2021 시즌과 지난 시즌 모두 SSG에 5승 10패 1무로 약했다. 올해 역시 SSG 상대 1승 3패로 상대 전적에서 열세에 있다.
선발 로테이션도 롯데에 불리하다. 롯데는 올 시즌 좌완 선발투수 상대 2승 10패로 맥을 못 췄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 SSG는 16일 맥카티부터 17일 김광현, 18일 엘리아스까지 리그 정상급 왼손투수들이 줄줄이 출격을 대기 중이다.
롯데는 일단 타격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우타자 한동희를 15일 콜업했다. 지난 13일 상무에서 전역한 포수 유망주 손성빈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우타 대타 슬롯도 보강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SSG와의 주말 3연전에서 좌완 선발투수들 3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어 우타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손성빈을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SSG와 주말 3연전을 마치면 다음 주중에는 수원에서 KT, 주말에는 잠실에서 1위 LG를 만난다. KT는 최근 최하위 탈출 후 상승세를 타고 있고 LG는 투타에서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랐다.
롯데가 이번 수도권 9연전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전반기 막바지 순위 다툼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5할 승률 붕괴와 5위 추락도 각오해야 한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