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2000년대 후반 내셔널리그(5부리그)까지 떨어지며 구단 최악의 시기를 보냈던 루턴 타운이 프리미어리그 입성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루턴 타운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루턴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2022/23 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PO) 준결승 2차전에서 선덜랜드를 2-0으로 꺾으며,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에 진출했다.
승격을 코앞에 둔 루턴 타운은 코번트리 시티-미들즈브러의 준결승전 승자와 오는 28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단판승부를 통해 승격 여부를 가릴 전망이다.
루턴 타운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6위에 오르며 승격 PO를 경험했지만, 당시엔 PO 준결승에서 허더즈필드를 상대로 1~2차전 합계 1-2로 밀려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PO에선 달라 결승전에 오르며 승격의 기회를 이어 나가게 됐다.
루턴 타운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팀의 아마추어 리그까지 내려갔던 안타까운 역사 때문이다. 루턴 타운은 과거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1부리그에 줄곧 머무르는 팀이었다. 1987/88 시즌에는 풋볼리그컵(EFL컵)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을 만큼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 구단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개편을 앞둔 1991/92 시즌 20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강등당하면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90년대 후반 3부리그와 4부리그를 오가던 루턴 타운은 2009년에는 내셔널리그(5부리그)까지 내려가며 프로 수준을 벗어나는 데 이르렀고, 20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프로 리그인 풋볼 리그 2(4부리그)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후 2018/19 시즌 리그 1(3부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루턴 타운은 챔피언십으로 돌아왔고, 강등 위기까지 가까스로 이겨내며 승격 자격을 갖춘 팀으로 성장하게 됐다.
루턴 타운은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앞둔 팀 치고는 소박한 팀 규모도 시선을 끈다.
축구경제 전문사이트 '캐폴로지'에 따르면 루턴 타운 선수들이 올 시즌 받은 연봉은 782만 파운드(약 130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 시즌 챔피언십 1위를 차지한 번리가 총연봉 2300만 파운드(약 384억원), 2위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1600만 파운드(약 267억원)를 넘는 점을 고려하면 챔피언십 내에서도 높은 수준이 아니다.
130억원은 토트넘에서 뛰는 공격수 손흥민의 연봉(약 170억원 추산)보다도 적다.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엄청나다.
올 시즌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는 선수 연봉만 1억 8000만 파운드(약 3000억원)가 넘는다. 연봉 1위로 꼽히는 첼시의 경우 2억 1500만 파운드(약 3590억원)에 육박한다. 맨시티와 첼시는 각각 루턴 타운 총연봉의 23배와 27배 수준이다.
안타까운 강등의 역사와 소박한 팀 규모로 관심을 끈 루턴 타운이 올 시즌 승격으로 개편 이후 첫 프리미어리그 소속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될지에도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사진=A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