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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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6연승, 박명환 시즌 첫 패배

기사입력 2005.07.08 07:27 / 기사수정 2005.07.08 07:27

손병하 기자

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서, LG가 7:4로 두산을 제압하며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며 쾌조의 6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전적 4승 7패.

지난 6일 대구에서 열렸던 기아와 삼성 간의 경기에서는 향후 우리 프로야구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인 김진우(기아-22, 프로 4년차)와 배영수(삼성-24, 프로 6년차)가 멋진 대결을 펼쳤다면, 7일 잠실구장에서는 어느덧 중고참이 되어버린 박명환(두산-28, 프로 10년차)과 이승호(LG-29, 프로 7년차)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올 시즌 승률 100%를 보이며 승률 1위, 방어율, 다승 2위 탈삼진 3위에 오르며 두산의 선두권 질주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는 박명환이나, 어깨와 허벅지 부상을 털고 일어나 지난달 26일 한화전 승리에 이어, 7월 1일 열렸던 기아전에서는 1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부활을 알렸던 이승호나 막상막하의 대결이 예상되었다.

두산과 LG, 득점 찬스에서 달랐던 집중력

선취점은 두산이 먼저 뽑았다. 선두타자로 나온 전상렬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장원진의 병살타로 다시 풀이 죽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어나온 강봉규가 LG 선발 이승호의 2구째를 통타해 좌측 펜스를 넘기는 선제 1점 홈런을 기록했다.

▲ 이승호(LG)
ⓒ2005 KBO
연패에 빠져 있던 팀에게, 그리고 1회 맞은 첫 기회부터 병살을 기록하며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두산 선수들에게 강봉규의 홈런은 1점 그 이상의 의미를 주는 홈런이었다. 이승호로서는 병살로 위기를 넘기고 난 뒤 찾아왔던 순간의 방심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1회 삼자범퇴로 물러나야 했던 LG에게 기회는 2회, 비와 함께 찾아왔다. 2회 선두타자 박용택의 2루타와 최동수의 적시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 한 LG는 이어 나온 박기남이 좌전안타를 치며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인 김정민의 타석 때,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로 경기가 약 7분 동안 중단되었는데, 소나기 등으로 경기가 일시 중단된 이후에는 공격 측 보다는 수비 측, 특히 투수가 리듬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는다. 자꾸 식는 어깨의 열을 유지하기도 그렇거니와, 이닝 중간에 가지고 있던 긴장감과 리듬이 깨지기 때문.

7분 후 재개된 경기에서 김정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두산은 다음 타자인 이종렬의 3루 땅볼 때, 최동수를 홈에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이병규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락하고 말았다. 비로 인해 중단 되었던 7분이 두산에겐 독으로, LG에겐 기회로 찾아왔던 것이었다.

3회, 두산은 2사 이후에 장원진, 강봉규, 문희성이 연속 3안타를 작렬시키며 1득점, LG 선발 이승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2사 1, 2루의 계속 된 공격에서 홍성흔이 친 타구가 유격수 실책으로 기록되면서 2사 만루의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오랜만에 두산 공격력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듯 보였고, 상대 실책까지 이어지는 등 분위기는 두산이 가져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 이승호는 두산 임재철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임재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산은 결국 이 순간 역전을 시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았다.

3회 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들의 머리속엔 강우로 인한 콜드 게임의 잔상이 계속 남아 있었고 승부의 추를 빨리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서, 놓쳐버린 기회에 대한 미련이 더 크게 남았기 때문이다.

5회에 이미 승부는 기울었다.

▲ 박명환(두산)
ⓒ2005 KBO
한 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LG는 5회 말, 1사 후, 이병규-이종렬-이성렬의 연속 안타로 두 점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다음 타자 박용택이 볼넷을 얻어 만든 1사 1, 2루에서 클리어의 홈런성 타구가 펜스에 맞고 바로 튀어나왔고, 임재철이 중계를 받기 위해 나온 2루수 고영민에게 송구했다.

타구의 아웃 여부를 확인하느라 스타트가 늦었던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만 진루한 채 공의 위치를 가늠하고 있었고, 고영민이 공을 들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3루에 와있던 이성렬이 그대로 홈으로 파고들어 1점을 뽑아 승리를 굳혔다.

결국, 두산은 깔끔하지 못한 중계플레이로 주지 않아도 될 1점을 더 헌납하고 말았다. 최근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두산으로서는 스스로 무너지는 한 점이 돼버렸고, 연승을 달리는 LG 선수들은 더욱더 자신감을 갖게 되는 점수가 되었던 것. 더군다나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언제 강우 콜드 게임이 선언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넉 점으로 벌어진 점수는 더 커보였다.

이후 두산은 8회 문희성의 1점 홈런과 대타로 나선 최경환의 적시타로 두 점을 추가하며 대반격에 나섰지만 더 이상의 추가점을 뽑는 데 실패했고, 8회 말 클리어의 1점 홈런을 맞고 주저앉아 결국 7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박명환은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며 승률 100%의 자존심과 승률 1위 자리에서 모두 물러나야 했다.

반면 LG는 6연승을 구가하며 4위를 유지 최근 절정의 상승세를 이어나갔고, 에이스 이승호는 3연승을 구가하며 돌아온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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