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일본), 박윤서 기자)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특정 투수들에게 의존하는 마운드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계산이 어긋났다.
한국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내내 마운드 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수진이 본선 경기에서도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고전 중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몇몇 투수들의 등판 일지다. 한국은 대회 직전에 치른 2차례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일본에서 총 5경기를 소화했다. 전 경기를 출장한 투수가 있다. 김원중과 정철원이다.
일주일 동안 5경기에 등판한 김원중은 3⅓이닝 41구, 정철원은 3이닝 63구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투구수가 많진 않았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더구나 한 번 등판에 쏟는 에너지를 고려하면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잦은 등판의 여파였을까. 김원중과 정철원은 각각 평균자책점 10.80, 6.75를 마크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성적을 떠나 팀을 위한 헌신과 역투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김원중, 정철원 외에도 원태인과 박세웅의 기여도가 상당하다. 원태인은 5경기 중 3차례 구원 등판해 5⅓이닝 82구를 던졌다. 13일 중국전에서는 선발투수 임무를 맡는다. 투구수 1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체코전 선발 임무를 완수한 박세웅은 3경기 8이닝 동안 공 81개를 뿌렸다. 팀 내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왜 이런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기대를 모았던 영건들의 집단 난조가 악영향을 끼쳤다. 구창모, 소형준, 정우영, 이의리, 김윤식은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다. 평가전으로 범위를 넓혀도 2경기뿐이다.
소형준은 호주전에서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실점에 그쳤고, 구창모와 김윤식은 일본을 상대로 각각 ⅓이닝 2피안타 2실점, 0이닝 3사사구 3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의리 역시 일본전에서 ⅓이닝 동안 사사구 3개를 남발했다. 정우영은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⅔이닝만을 책임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의 부진과 마무리투수의 공백도 치명적이다. 양현종은 호주전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3피안타(1피홈런) 3실점 악몽을 꾸며 대참사를 겪었다. 고우석은 대회 기록이 없다.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 도중 목 부근 근육통 진단을 받았고, 아직 WBC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한국은 13일 본선 1라운드 B조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원중과 정철원의 전 경기 마운드 출석 체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혹은 마운드 운용에 변화가 있을지 중국전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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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