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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원맨팀' 탈피 조짐이 보인다

기사입력 2011.05.22 10:21 / 기사수정 2011.05.22 10:2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한화의 돌풍 근원지는 어디인가.

한화가 21일 군산 KIA전서 국내 정상급 외국인 투수 로페즈에게 11안타 4득점을 뽑아내며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작년 5월 20일 잠실 두산전(10-5승)이후 약 1년만에 4연승 행진과 함께 탈꼴찌에 성공했다. 한화가 요즘 야구가 잘되는 이유는 결국 잘 치고 잘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잘 치고 잘 받느냐에 따라서 다른 팀들이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 2010년, 류현진 원맨 팀

작년 한화는 49승 2무 82패를 거뒀다. 승리 확률은 작년 산정 방식에 의해 36.8%. 그런데 류현진은 25경기에 등판, 16승 4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켰던 경기서 16승 1무 8패, 64%의 승률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전체 승률보다 약 27% 정도 승률이 높았던 것이다. 실제 류현진은 25경기 중 23경기서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경기당 2점을 채 내주지 않았는데, 한화 타선은 류현진에게 4.32점을 지원했다. 작년 류현진이 나오는 날만큼은 한화는 무적이었다.

한화는 작년 류현진이 나오지 않았던 날 33승 1무 74패에 머물렀다. 승률은 24.8%. 전체 승률보다 12%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한화는 류현진의 16승을 제외한 다른 투수들의 선발승의 합은 고작 17승이었다. 류현진을 제외하고 10경기 이상 등판해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았던 선발 투수는 4.58의 데폴라. 작년 한화의 경기당 평균득점이 고작 4.1점이었으니 류현진을 제외한 선발 투수는 사실상 거의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고 봐도 된다. 구원 투수와 타선이 팀 패배를 15차례 막아줬으나 구원진의 팀 블론세이브도 14개나 됐다. 결국, 기본적으로 타선 약세 속 선발진이 버티지 못했고  류현진 없이 이길 수 있는 힘이 현저히 떨어졌다. 작년 류현진은 한화의 연패 끊기 용 투수였고, 한화는 철저히 류현진 원맨 팀이었다.

▲ 2011년, 모두의 힘으로 일궈낸 돌풍의 팀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류현진 원맨 팀에서 벗어날 징조가 보인다. 류현진은 4월 말경부터 구위를 되찾았으나 여전히 류현진의 성적은 4승 5패 평균자책점 3.50이고 이는 한화의 류현진 등판 시 승패와 같다. 승률은 44.4%. 22일 현재 한화는 16승 24패 1무, 승률 40%를 기록하고 있는데,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은 경기서 12승 19패 1무로 선전하고 있다. 승률은 38.7%. 올 시즌 한화는 전체 승률, 류현진이 등판한 날의 승률, 류현진이 나오지 않은 날의 승률이 모두 비슷하다. 단순 확률 계산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류현진 의존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그만큼 한화 타선과 마운드의 힘이 매 경기 고르게 발휘되고 있다. 올 시즌 한화는 평균 3.6점을 올렸는데, 류현진이 등판했을 때 득점 지원은 3.97점이다. 류현진에게 특별히 득점 지원을 잘해준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류현진이 등판한 9경기 한화의 득점은 평균 3.56점이었다. 류현진이 나오든 안 나오든 일관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한화의 5월 평균 득점은 4.3점. 한화 타선은 최근 김혁민 안승민 양훈 장민제가 등판했을 때도 대체로 골고루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21일 군산 KIA전서도 안승민이 5이닝 4실점했으나 한화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해 로페즈에게 5회까지 4점을 잡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박정진이 3이닝을 막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류현진 없이도 승리 공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 타 팀에 더욱 껄끄러워진 한화  

5월 한화는 10승 8패로 전체 4위다. 류현진이 나왔을 때 3승 1패였고 류현진이 없을 때도 7승 7패로 선전했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한 타선의 응집력이 좋아진데다, 영건 선발진이 경기 초반 일찌감치 무너지는 일이 줄었다. 불펜도 박정진을 중심으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고 최근 오넬리도 부활을 타진하고 있다. 류현진만 바라봤던 작년과는 달리 류현진 없이도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다는 게 한화가 진짜 달라진 점이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는 건 그만큼 상대도 한화를 대비해야 할 포인트가 늘어남을 의미한다. 

아직 한화는 92경기를 더 치러야 정규시즌을 마친다. 지난 41경기를 가지고 류현진 원맨팀에서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선수층이 얇아 향후 무더위라는 변수를 이겨내야 하고 타격도 엄연히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는 결국 류현진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년 일방적으로 류현진에게 의존하는 팀에서 올 시즌 류현진과 나머지 선수들이 서로 공생하는 관계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이것은 한화의 팀 케미스트리를 단단하게 할 것이고, 나아가 나머지 7개 구단도 더 이상 한화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사진=한화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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