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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2차 협상 마무리, 진짜 이적은 없었다

기사입력 2011.05.21 10:06 / 기사수정 2011.05.21 10:0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진짜 이적은 없었다.

지난 20일 농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LG로 전격 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사실 서장훈은 이미 FA 1차 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5일 원 소속팀 전자랜드와 1년 보수 총액 3억 5천만원에 재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결국, 서장훈의 이적은 '진짜 FA 이적'이 아닌 전형적인 '사인&트레이드'의 성격이 강했다.

지난 20일 오후 6시는 타구단 FA 영입 의향서 접수가 마감되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2차 FA 시장에 나온 19명 중 석명준(전 오리온스)이 원주 동부에 3년 9250만원, 이승현(전 모비스)가 대구 오리온스에 1년 4500만원의 영입의향서를 받았다. 두 선수는 동부와 오리온스 입단이 확실해졌다. 현 KBL 규정상 영입의향서를 받은 선수가 계약을 거절할 경우 5년간 선수 생활 자격이 정지된다.

그나마 석명준과 이승현은 행복한 케이스다. 2차 FA 시장에 나온 나머지 17명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원소속팀과 재협상에 돌입해야 할 처지다. 하지만, 원소속팀과의 1차 협상 테이블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이들은 현실적으로 스스로 대폭 몸값을 깎지 않는 한 재계약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이 중에는 이번 FA 시장 최대어인 강혁(전 삼성)과 조상현(전 LG)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역시 어느 팀에도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했다. 두 선수의 가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 FA 제도에서는 두 선수의 이적이 그리 쉽지 않다. 이들은 지난 시즌 연봉 상위 30걸에 포함된 선수. 지난 시즌 연봉 상위 30걸에 포함된 선수가 FA 시장에 나올 경우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직전 시즌 보수총액 300%를 원 소속구단에 보상하거나, 100% 보상과 함께 해당 FA를 포함한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1명을 보상선수로 내줘야 한다.

확실히 출혈이 크다. 샐러리캡으로 선수 연봉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이들 영입에 거액을 마련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하물며 보상 규정에 포함돼 있지 않은 선수 중에서도 고작 2명만 영입제안서를 받은 게 현실이다. 각 구단 입장에선 타 구단 출신 FA를 데려오느니 트레이드와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혈한 선수들로 전력 보강을 하는 게 현실적이다. 구단들이 FA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FA 선수들에게 직장 이전의 자유는 사실상 사라졌다. 뒷돈 거래와 FA 먹튀를 의식한 KBL이 2년 전 FA 보상 제도를 더욱 강화한 게 현재의 아이러니한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이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 속 서장훈이라는 거물 FA가 FA 이적이 아닌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넘어갔다. 과거 KCC서 전자랜드로 이적할 때는 본인의 의사가 강했지만, 이번 이적은 전적으로 구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진 일이었다. 구단들은 FA 선수와 재계약 할 마음이 없음에도, 트레이드 상대팀과의 선수 교환 여부, 트레이드 머니 책정 속에서 해당 FA의 적당한 연봉을 책정해 사인을 한 후 다른 구단에 넘겨 서로 이익을 취하는 게 다반사다. 참고로 20일 SK와 LG의 2대2 트레이드 속 백인선은 보수총액 2억원에 SK와, 한정원은 보수총액 8천만원에 LG와 재계약을 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은 사인&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강혁 조상현을 포함해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한 FA 17인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원 소속 팀과의 재협상 테이블이 마련된다. 그러나 이들은 서장훈처럼 사인&트레이드가 되거나 원치않는 은퇴 및 2군 드래프트 행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KBL이 FA 선수들의 진정한 직장 이전의 자유를 위해 FA 제도의 수정,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혁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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