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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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내리막길인데…히딩크·벤투처럼 한국서 재기할까 [클린스만 온다]

기사입력 2023.02.27 19:15 / 기사수정 2023.02.27 19:2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은 거스 히딩크, 파울루 벤투가 될 수 있을까.

과거 독일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클린스만이 벤투 후임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클린스만은 한국과 인연이 있다. 1988 서울 올림픽 때 독일 대표로 참가했고,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2골을 넣기도 했다.

선수 경력도 화려하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3회 연속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1996년에는 독일의 우승을 이끈 핵심 인물이었다. 또한 1990, 1994, 1998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감독 경력은 부침이 있다. 1998년 현역에서 물러난 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은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다.

2011년부터는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13 골드컵 우승을 달성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더니 2019년에는 독일 헤르타 베를린 지휘봉을 잡은지 77일 만에 구단과 갈등을 빚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4년 이후 9년 동안 감독으로서의 업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클린스만이 과연 대한민국을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긍정적으로 봤을 땐 클린스만이 과거 히딩크, 벤투처럼 한국을 발판 삼아 재기에 성공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4위로 이끈 히딩크는 이후 세계적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다. 1998/99시즌 레알은 시즌 초반까지 1위를 달렸으나 10라운드를 기점으로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시즌 중반 레알이 리그 7위까지 떨어지자 히딩크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되고 말았다.

2000년 레알 베티스 감독직을 맡았으나 베티스에서도 13경기 동안 단 1승만을 거두는 최악의 성적으로 경질됐다.

감독 경력 하락세를 맞았던 히딩크는 2001년 대한민국 감독으로 선임됐고, 대반전을 이뤘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고, 이후 PSV 에인트호번, 호주 대표팀, 러시아 대표팀, 첼시 등 여러 곳을 거치며 성공적인 감독 경력을 써내려갔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16강행을 이끈 벤투 또한 한국에서 재기한 케이스다.

2010년부터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선 4강 진출로 나름 성공했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된 유럽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본선에 올랐지만, 조별리그 3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를 거쳐 2017년 중국 충칭 리판 감독으로 부임한 벤투는 2018시즌 리그 13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둬 시즌 도중 경질됐다.

여러 팀들을 오가며 경직된 선수 기용 방식으로 논란이 됐던 벤투 또한 2018년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끈 후 재기에 성공했다.

2019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으나 자신만의 전술 철학을 밀고 나간 끝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 역사상 2번째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자신의 커리어를 한국에서 업그레이드한 벤투는 고국 포르투갈에서 새 직장을 신중히 고르는 중이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벤투 감독을 차기 프리미어리그 구단 사령탑 후보 10명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클린스만의 마음 역시 2001년 히딩크, 2018년 벤투와 다르지 않다. 초반 성공 뒤 긴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지도자로서의 위상이 적지 않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연봉도 전임 벤투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또 다른 재기 스토리를 쓰려는 외국인 감독이 출발선 앞에 막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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